'꿈의 금메달' 가까워진 삐약이…"북한 의식 안 해, 언니와 호흡만 생각" [항저우 인터뷰]

김지수 기자 2023. 10. 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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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여자복식 세계 랭킹 1위 신유빈-전지희 조가 일본을 꺾고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결승전에서 북한과 남북대결이 성사되면서 한국의 우승 도전 과정을 지켜보는 게 더욱 흥미로워졌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30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GSP Gymnasium)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일본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 조를 게임 스코어 4-1(9-11 11-8 11-8 11-7 11-7)로 이겼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지난달 29일 16강전에서 김금영-변송경 조(북한)를 게임 스코어 3-1로 제압했다. 남북대결로 관심이 쏠렸던 가운데 한 수 위 기량을 과시하면서 무난한 승리를 챙겼다.

이어 8강전에선 대만 전즈여우-황이화 조와 만나 첫 세트를 내주는 등 예상외로 고전했으나 1게임만 내주고 2~4게임을 눌러 준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4강에서 만난 하리모토-기하라 조까지 제압하고 결승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전지희는 준결승 승리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아직 정신이 하나도 없다. 경기 중인 것 같은 느낌이다"라며 "게임 전에 항상 (신) 유빈이랑 서로 옆에 같이 있는 게 너무 좋다고 믿고 하자는 말을 하는 게 이게 참 좋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유빈도 "준결승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는데 (전) 지희 언니가 너무 잘해줬다. 나도 언니를 믿고 열심히 했고 게임이 잘 풀려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이날 준결승에서 1게임을 9-11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게임에서 하리모토-기하라의 속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전지희가 서브 포인트를 성공시켜 7-7 동점을 만든 뒤 3연속 득점으로 2게임을 따냈다.

기세가 오른 신유빈-전지희 조는 3게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신유빈과 전지희가 백핸드로 연속 공격해 하리모토와 기하라를 한 쪽 구석으로 한꺼번에 몰아넣은 뒤 나머지 빈 곳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적중했다. 3게임을 11-8로 따내며 게임 스코어 2-1 역전에 성공했다.

하리모토-기하라는 더는 신유빈-전지희 조를 당해내지 못했다. 신유빈-전지희는 흔들리는 일본을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였다. 3게임까지 11-7로 챙기면서 승리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5게임에서 하리모토-기하라가 신유빈-전지희를 상대로 포핸드로 초반 내달렸지만 전지희가 빠른 공격을 통해 무력화시켰다. 신유빈-전지희는 5게임까지 삼켜내고 짜릿한 역전승으로 준결승을 마쳤다. 

신유빈-전지희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 진출하면서 한국 탁구는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애국가를 울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국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복식 이철승-유승민, 여자 복식 이은실-석은미 조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금맥'이 끊긴 상태다.

신유빈-전지희 조의 결승 상대는 인도-북한전 승자다. 인도는 세계랭킹 16위 수티르타 무케르나-아이히카 무케르지 조, 북한은 차수영-박수경 조가 결승 진출을 노린다.

북한의 경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국제대회 출전이 없어 선수들의 기량, 플레이 스타일 파악이 어렵다. 다만 승부에 변수가 많은 아시안게임 준결승까지 올라온 저력을 볼 때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대인 점은 분명하다.

신유빈은 일단 "상대가 누구든 이번 대회 결승까지 올라온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격돌할 경우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화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유빈은 "어떤 팀과 붙는 걸 신경 쓰기보다는 경기 내용과 지희 언니와 작전을 어떻게 맞춰나갈지를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훈련 때 잘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결승전 시작 전까지 어떤 작전을 연습해 볼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데이터가 없다 보니까 어려운 점은 있다. 경기에 들어가서야 상대가 어떤 스타일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결승전 게임 운영 자체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이 인도를 꺾으면서 신유빈-전지희 조가 이날 저녁 7시 30분 열리는 결승전에 대비해야 할 부분이 늘어났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현재 국제탁구연맹(ITTF) 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탁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두 사람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신유빈-전지희에게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우승 적기다. 이번 대회 여자 복식에선 중국 2개 조가 8강에서 전부 탈락하면서 금메달 획득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리모토-기하라 조는 8강에서 쑨잉샤-왕만위(중국) 조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신유빈-전지희 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신유빈-전지희 조와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툴 상대는 북한으로 정해졌다.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는 신유빈-전지희의 준결승 1경기 종료 직후 열린 준결승 2경기에서 인도의 수티르타 무케르나-아이히카 무케르지 조를 게임 스코어 4-3(7-11 11-8 7-11 11-8 11-9 5-11 11-2) 

사진=중국 항저우, 엑스포츠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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