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깅 트래블]명절 후유증, 제주 가을여행으로 치유하세요
10월 황금빛 억새 풍경, 대자연이 빚은 장관
친환경 힐링 스테이·한라산 산행 각광
서늘한 가을바람과 함께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여행객의 발걸음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성수기 여름을 보낸 제주가 황금빛 억새와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내세워 새로운 가을여행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긴 명절 연휴로 휴식과 힐링이 관심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장기간 여행이 부담스러운 여행객과 셀프 기프팅 트렌드에 민감한 MZ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제주의 힐링 플레이스, 숙소 및 지역 맛집 등이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송악산 황금빛 억새와 남원읍 핑크뮬리
공항을 중심으로 △‘애월~협재~서귀포’로 이어지는 좌측 코스 △‘구좌~성산~서귀포’로 넘어가는 우측 코스 그리고 제주를 중앙으로 관통하는 △‘제주 1100고지’ 도로 드라이브 코스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좋은 제주만의 특색있는 선택지가 여행객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10월, 가을이 되면 송악산 전역에는 억새가 물결치며 바람과 바다와 어우러져 금빛 파도가 일렁인다. 용머리 해안을 따라 산방산까지 이어지는 바닷길과 억새가 어우러진 풍경 너머로 마라도와 가파도까지 바라보노라면 오롯한 가을 풍경을 눈과 기억 속에 가득 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애월 어음리와 새별오름의 억새 물결도 지나가던 여행객의 발걸음을 멈춰 세울 만큼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억새 못지않게 핑크뮬리 또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여섯번째를 맞은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핑크뮬리 축제는 파란 제주 가을 하늘과 핑크빛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벌써 SNS를 통해 유명세를 치르는 명소이자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꽃으로 가득한 고즈넉한 섬, 가파도에 가고 싶다
송악산에서 바다 너머 바라보던 가파도는 꼭 한 번 들러야 할 필수 코스다. 들녘 전역을 채운 황화코스모스 꽃 무리가 우연히 섬 속의 섬에 닿은 여행자의 발걸음을 기쁘게 맞는다. 황화코스모스는 금계국과 외관이 비슷하지만, 계절적으로 조금 늦게 개화하며, 잎 모양에도 차이가 있어 둘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잎이 쑥처럼 여러 갈래로 갈라진 황화코스모스에 반해 금계국은 잎이 길쭉하고 매끈한 것이 특징이다.
지형적으로 섬의 모양새가 가오리(가파리)를 닮아서 가파도라 이름 붙은 이 작은 섬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꼭 납작한 가오리 한 마리가 바다 위에 떠 있는 형세를 하고 있다. 오르막길 없이 평탄한 0.84 k ㎥의 작은 섬은 강렬한 황화코스모스, 칸나, 그리고 이름 모를 들꽃 무리로 가득 차 멀리 산방산과 마라도, 그리고 한라산을 바라보고 있다. 하루 7회, 모슬포 운진항에서 여객선이 운항한다. 첫 배는 9시에 막배는 오후 3시 50분에 뜬다.
액티비티를 즐기는 여행객들에게는 서귀포시 중문 주상절리를 파도 위에서 역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제주제트가 좋은 선택이다. 파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제트보트는 제주의 거센 바람과 그에 걸맞은 파도에 발맞춰 흡사 롤러코스터와 같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중문 대포마을의 주상절리대는 약 6000만 년 전 화구에서 분출된 용암이 급격히 식는 과정에서 수축해 형성된 육각기둥이 높이 40m, 길이만 1km에 달해 한반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멀리 바다 위에서 그 장관을 바라보면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3D로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제주제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1인당 탑승료는 2만 원이다.
어머니와 아내를 위한 힐링 스테이·산행&스파 패키지
셀프 기프팅 트렌드와 더불어 명절 준비로 심신이 지친 이를 위한 치유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5성 호텔 서비스와 위 병원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위(WE)호텔 제주는 명절에 수고하는 어머니와 아내를 위한 ‘힐링 스테이 패키지’를 선보여 각광받고 있다.
한라산이 한눈에 보이는 슈페리어룸 1박, 조식 뷔페 2인, 메디컬 스파 센터에서 카본 또는 하이드로 테라피 2인, 로비라운지 아잘리아의 칵테일 2잔, 그리고 웰니스 프로그램 4종 중 하나를 선택해 2인이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는 휴식과 치유를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어 이용객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선택할 수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으로는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스트레칭과 명상, 숲 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숲 체험 클래스 ‘숲에서’, 요가 동작을 통해 나의 몸을 깨우는 아침 액티비티 ‘아침깨움요가’, 물의 흐름과 싱잉볼 파동을 통한 테라피와 물속 명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아쿠아카밍’, 그리고, 싱잉볼 소리와 파장으로 몸의 이완과 자연 치유력을 높여주는 듣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사운드 테라피인 ‘크리스탈싱잉볼’로 구성돼있다. 프로그램은 정해진 시간대별 클래스로 운영되며 선착순 예약으로 마감된다. 아울러 천연화산암반수 수영장과 야외 자쿠지, 그리고 피트니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아름다운 한라산 산행 후 메디컬스파로 피로 회복까지 즐길 수 있는 ‘산행 & 스파’ 패키지도 오는 12월 31일까지 선보인다.
‘산행 & 스파’ 패키지는 한라산 산행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영실 탐방로 입구까지 왕복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더불어 산행에 도움이 되도록 트래킹 키트로 삼다수 2병, 쿠키와 귤을 제공한다. 산행 후에는 메디컬스파센터에서 카본 스파 테라피를 받으며 몸의 피로를 풀고 회복을 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한라산 영실 탐방로는 길이 5.8㎞,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코스로, 한라산 코스 중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영실 탐방로는 한라산 등반 코스 중 가장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로, 특히 윗세오름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어 초보자들도 무리하지 않고 다녀올 수 있어 일반적으로 많이 추천하는 힐링 코스다.
도민 맛집에서 즐기는 특별한 콩잎 쌈과 짜투리 '뒷고기'
다양한 체험과 힐링 후엔 오직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도민 맛집'을 찾는 것도 특별한 여행을 추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서귀포 중문의 흑돼지 식당 ‘색달돈솔’은 주택가 사이, 좁은 길로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찐 현지인 맛집으로 주메뉴는 ‘짜투리’로 불리는 흑돼지 주먹고기다.
도축한 돼지를 부위별로 나누는 과정에서 애매하게 남는 부위를 지칭하는 짜투리는 뒷고기라고도 부르는데, 맛있는 부위만 업자들이 따로 빼돌려 거래한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이곳에선 두툼한 짜투리를 오븐에 초벌 해서 손님상에 내온다. 육즙이 빠지기 전 뭉텅뭉텅 크게 썬 고기를 천천히 익힌 후 이 집 만의 별미인 콩잎에 싸 먹으면 멜젓과 돼지고기의 식감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자아낸다. 제주에서는 옛날부터 여름부터 콩잎을 식재료로 사용해 깻잎만큼이나 즐겨 먹는다고 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산업바이오소재 연구센터 정태숙 박사 연구팀의 콩잎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콩잎 추출물 투여군이 대동맥 내 병변 축적 및 동맥경화 유발 주요인자가 현저하게 감소했고, 간조직 및 간세포 내 지방축적도 줄어 동맥경화와 지방간 예방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찌감치 콩보다 콩잎의 가치를 알아본 조상의 음식문화를 제주 지역 음식과 함께 맛보는 건 어떨까.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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