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의 단골 변수 '북풍'…이번에도 불까 [총선 쟁점은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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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풍'이 또 한 번 존재감을 과시할지 주목된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내년 총선 관련 북풍 가능성에 대해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아무래도 북한이 제일 원하는 것은 미국을 끌어내 협상하는 것이다. 도발을 하든 (대화 제의 등의) 긍정적 이니셔티브를 쓰든 미국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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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북한 카드' 활용 선례
내년엔 미국 대선 예정돼 있어
"北, 우리보다 미국 겨냥할 것"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풍'이 또 한 번 존재감을 과시할지 주목된다.
우리 선거에서 북한 문제는 상수로 여겨진다.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선거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 논란을 무릅쓰고 기꺼이 꺼내들었던 카드가 북한이었다.
'순풍' '역풍' 사례 모두 있어
멀게는 지난 1987년 13대 대선에서 북풍이 세게 불었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 후보의 삼파전이 이어지던 중 대한항공 858편이 폭파돼 115명이 사망했다. 대선 하루 전날 'KAL기 폭파사건'의 범인, 북한 공작원 김현희가 국내로 압송됐다. 당시 보수정당 후보였던 노태우 민정당 후보는 북풍을 '뒷바람' 삼아 청와대로 향했다.
가까운 북풍 사례로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꼽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방선거 전날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다.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 17곳 중 14곳을 쓸어담는 대승을 거뒀다. 회담 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갈렸지만, 문재인 당시 대통령 지지율이 79%에 달했을 정도로 국내 정치에 몰고온 바람은 강력했다.
그렇다고 북풍이 매번 '훈풍'이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1997년 대선 직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북측에 휴전선 무력시위를 요청했던 '총풍사건'은 '역풍'으로 귀결됐다.
비껴간 총풍을 반면교사 삼은 듯 김대중 정부는 북풍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2000년 총선 3일 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개하며 북풍 진원지를 자처한 것이다.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당시 "이것으로 총선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총선 압승은 없었다.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과반에 육박하는 원내 1당이 됐다.
현재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추진 및 관련 대가 전달 의혹도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북풍에 올라타려다 휘말린 결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북한, 韓 총선보다 美 대선
겨냥해 움직일 가능성
현재 남북관계가 전면 단절에 가까운 빈사상태라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우리 정치권과 북한 당국이 연루된 '바람'이 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서울 핵공격'을 운운하는 북한에 대한 국민 인식이 연일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어 정치권이 '긁어 부스럼'을 자초하진 않을 거란 전망이다.
다만 북한이 국내 반정부 시위 동향을 비중 있게 보도해 온 만큼, 관련 움직임에 힘을 싣는 불법 사이버 활동 등은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미국 주도 국제질서를 거부하며 '다극질서' 추동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북한은 한국 총선보다 내년 연말 치러질 미국 대선에 촉각을 기울일 거란 전망이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실무급 접촉을 우선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바텀업(bottom-up)' 접근법보다 정상 간 접촉에 적극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탑다운(top-down)' 방식에 더 큰 기대를 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내년 총선 관련 북풍 가능성에 대해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아무래도 북한이 제일 원하는 것은 미국을 끌어내 협상하는 것이다. 도발을 하든 (대화 제의 등의) 긍정적 이니셔티브를 쓰든 미국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전략도발 외에도 "미북이나 북일 간 대화 물꼬를 트는 등의 '큰 사건'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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