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격파] 중국의 모든 시나리오 망친 홍현석의 명품 프리킥… 맹활약은 계속된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의 주역 홍현석이 환상적인 궤적의 프리킥 득점으로 개최국 중국을 격파하는 선봉에 섰다.

1일 중국 저장성의 황룽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을 치른 대한민국이 개최국 중국에 2-0으로 승리했다. 4일 열리는 준결승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중국은 최대한 수비 숫자를 늘려 한국의 공세를 막으려 했다. 중국의 뜻대로 된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이변의 한 방을 허용할 위험이 조금이나마 늘어나는 경기 양상이었다. 두 팀 모두 득점 기회를 교환하면서 한국이 점수차를 벌려나간다면 그 차이만큼 안전해지지만, 서로 답답한 경기를 하면서 0-0이 오래 지속된다면 단 한 번의 실수나 뜻밖의 변수로도 끌려갈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중국의 밀집수비는 전반 19분 홍현석의 프리킥으로 일찌감치 깨졌다. 왼발잡이 키커가 처리하기 좋은, 오른쪽으로 조금 치우친 위치였다. 중국은 수비벽에 충분한 숫자를 배치한데다 밑으로 깔아 차는 킥까지 견제하기 위해 길게 누운 선수도 한 명 배치했다. 하지만 홍현석의 프리킥이 수비벽을 살짝 넘긴 뒤 휘어지며 골문 구석을 찌르는 정석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키퍼가 대처할 수 없었다.

한국의 선제골이 일찍 나오면서 중국은 수비라인을 마냥 내릴 수 없었다. 한국이 활용할 수 있는 수비 배후 공간이 생겼고, 이른 추가득점까지 나왔다. 조영욱 등 부지런한 활동량을 갖춘 선수들이 전방압박까지 하면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강인 빠진 라인업에서 홍현석은 왼발 전담키커 역할까지 맡아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강인 없을 때 오히려 경기력이 더 좋았던 한국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은 고영준, 왼발 키커 역할은 홍현석이 대신 잘 대체했다. 소속팀 헨트에서도 보여준 정확한 왼발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홍현석은 조별리그 태국전과 키르기스스탄전에 이어 대회 3호 골을 기록했다. 후반전 정호연과 교체될 때까지 중원 장악, 패스 배급, 공격 가담 등 다양한 역할을 준수하게 소화하며 이번 대회 한국의 핵심이라는 걸 다시 입증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