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까지 3득점 빈공' 류중일호, 8회말 폭발로 홍콩에 10-0 콜드게임 승 [항저우 현장]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을 향한 첫발을 뗐다. 타선이 예상외로 고전했지만 뒤늦게 살아난 게 고무적이었다.
한국은 1일 중국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홍콩과 경기에서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김혜성(2루수)-최지훈(중격수)-노시환(3루수)-강백호(지명타자)-문보경(1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김혜성(키움)이 리드오프로 낙점됐다.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최지훈(SSG)이 김혜성과 짝을 이뤄 테이블 세터로 나섰다.
올 시즌 KBO리그 31홈런에 빛나는 노시환(한화)이 류중일 감독이 예고한 대로 3번 타순에 배치됐다. 2019 프리미어12, 도쿄올림픽, 올해 WBC까지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강백호(KT)가 4번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정교함이 돋보이는 문보경(LG)은 5번타자로 나섰다.
선발 유격수는 박성한(SSG)이었다. 프로 입단 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된 가운데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주전을 꿰찼다.
관심이 쏠렸던 홍콩전 선발투수는 원태인(삼성)이었다. 원태인은 올 시즌 25경기 7승 6패 평균자책점 3.17의 성적을 기록하며 수준급 국내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올해 WBC까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것도 강점이었다.
홍콩은 찬척키우(3루수)-영준와이(좌익수)-조던 원(중견수)-응야우팡(우익수)-베니 탐(포수)-앤디 로(지명타자)-라이언 청(1루수)-청호이팅(2루수)-애슐리 마(유격수)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릉청 헤이가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은 선발투수 원태인이 1회초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찬척키우, 영준와이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3번타자 조던 원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곧바로 4번타자 응야우팡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한국 타선은 1회말 선취점을 얻었다. 1사 후 최지훈의 내야 땅볼 때 대만 1루수 라이언 청의 포구 실책과 노시환의 볼넷 출루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강백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문보경의 우전 안타 때 2루에 있던 최지훈이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원태인은 쾌조의 컨디셔늘 과시했다. 2회초 베니 탐을 유격수 땅볼, 앤디 로와 라이언 청을 삼진으로 잡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4회초에도 홍콩 타선을 봉쇄했다.
반면 한국의 방망이는 호쾌하게 터지지 않았다. 2회말 선두타자 박성한이 볼넷 출루로 물꼬를 텄지만 김형준, 김성윤, 김혜성이 차례로 범타로 물러났다.
3회말에는 선두타자 최지훈의 기습 번트 안타 출루와 상대 실책, 노시환의 볼넷 출루로 잡은 무사 1·2루 기회에서 강백호의 잘 맞은 타구가 홍콩 우익수 응야우팡의 슈퍼 캐치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이때 강백호의 타구를 안타로 확신한 1, 2루 주자가 모두 스타트를 끊었고 귀루하지 못했다. 2루 주자 최지훈은 포스 아웃 처리됐고 1루 주자 노시환도 선행 주자였던 최지훈을 추월해 규정대로라면 삼중살로 이닝이 종료돼야 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한국 코칭스태프의 어필을 받아들여 어찌 된 일인지 1루 주자 노시환을 아웃 처리하고 2루 주자 최지훈의 귀루를 인정했다. 홍콩 벤치도 노시환의 최지환 추월을 보지 못한 듯 최지훈이 세이프 처리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결국 더그아웃으로 복귀했던 노시환이 다시 1루 주자로 들어갔고 2루 주자 최지훈은 아웃 처리됐다. 한국은 계속된 2사 2루에서 문보경의 범타로 득점에 실패했다.
답답했던 한국의 공격 흐름은 4회말 조금 해소됐다. 선두타자 윤동희의 내야 안타, 박성한의 우전 안타로 주자를 모은 뒤 1사 후 김성윤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가 상위 타선에 연결됐다. 1사 만루에서 김혜성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한국은 3-0으로 격차를 벌렸다.
한국은 컨디션이 좋은 원태인을 슈퍼 라운드에서도 활용하려는 계획인 듯 5회초 시작과 함께 투수를 교체했다. 한국 마운드는 5회초 정우영, 6회초 최지민, 7회초 장현석, 8회초 박영현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홍콩 타선을 묶어냈다.
문제는 터지지 않는 타선이었다. 한국은 4회말 2득점 후 번번이 추가 득점이 무산됐다. 5회말 선두타자 문보경이 사구로 출루한 뒤 견제사를 당해 흐름이 끊겼다.
6회말에는 선두타자 김형준과 김성윤의 연속 안타, 1사 후 최지훈의 타석 때 홍콩 투수의 보크로 1사 2·3루 기회를 잡고도 최지훈이 내야 땅볼, 노시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7회말에도 시원한 한방이 터지지 않았다. 1사 후 문보경의 볼넷과 상대 투수 견제 실책으로 1사 3루 기회를 맞았지만 윤동희가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 흐름이 끊겼다. 박성한의 사구 출루로 2사 1·3루 찬스가 게속됐지만 김형준의 우익수 뜬공으로 또다시 잔루만 적립했다.
답답했던 흐름은 8회말 조금이나마 해소됐다. 1사 후 김혜성의 2루타와 최지훈의 안타로 1·3루 찬스가 중심 타선 앞에 차려졌다. 노시환이 여기서 1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스코어를 4-0으로 만들었다.
한국은 이후 계속된 1사 1·2루에서 강백호, 문보경의 연이은 볼넷으로 밀어내기 득점을 얻은 뒤 윤동희의 2타점 2루타로 7-0까지 격차를 벌렸다.
1사 2·3루에서 박성한의 타석 때 홍콩 투수 2루 견제 실책으로 주자들이 한 베이씩 진루, 8-0이 됐고 박성한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태 9-0까지 도망갔다. 이어 김혜성의 1타점 적시타로 10-0을 만들고 8회 콜드게임으로 종료됐다. 5회부터 7회까지 무득점은 옥에 티였지만 게임 후반 타자들의 집중력과 타격감이 살아난 건 고무적이었다.
한편 한국은 오는 2일 같은 장소에서 대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본선은 8개국이 출전한다. 4개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 2위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슈퍼라운드에서는 조별리그 단계에서 경기를 펼쳤던 팀들은 재대결 없이 조별리그 승패가 그대로 승계된다. 한국이 결승전에 순조롭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2일 대만을 꺾어야만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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