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것 다 판다...고금리엔 ‘현금이 왕’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3. 10. 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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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제공)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금융 비용이 점차 늘어나자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올 7월부터 9월 25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7곳이 모두 1조1428억원 규모 유형자산 처분, 양도 매각 계획을 공시했다. 올 상반기(1~6월) 1조1653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불과 두 달여 만에 이미 상반기 규모에 바짝 다가섰다. 남은 4분기에는 유형자산 처분 등 관련 공시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유형자산을 처분, 양도하는 이유로는 유동성 보강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이 많았다. 고금리가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상환하고 이자 비용을 낮추기 위한 목적에서다. 일부는 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재원을 신사업 투자나 주주 환원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한진칼이 대표적이다. 한진칼은 8~9월에만 4000억원 넘는 자산 매각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 8월 한진칼은 2642억원 규모 서울 중구 서소문동 ‘KAL 빌딩’을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넘긴다고 밝힌 데 이어 9월 7일에는 미국 자회사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이 보유한 호텔 부동산과 자산을 1465억원에 매각한다고 공표했다. 유동자금 확보를 위한 유형자산 처분이다.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올 하반기와 내년 3월 등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차입금을 갚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9월 11일 241억원 규모 아모레퍼시픽 진천공장 용지를 동원F&B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 또한 재무 건전성 강화가 주된 목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국 경기 침체 등의 요인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현금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4496억원에서 올 상반기 6066억원으로 늘었다.

쌍용씨앤이는 지난 7월 자회사인 쌍용레미콘에 임대한 2050억원 규모 토지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쌍용씨앤이 측은 재무 구조 개선과 사업 구조 개편을 위한 자산 처분이라고 밝혔다. 부채비율을 줄이는 가운데 신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쌍용씨앤이 부채비율은 2020년 96.9%에서 2021년 115.3%, 2022년 143.2%로 높아졌다. 부채비율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자칫 등급 하향에 따른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외 일진디스플레이는 평택공장을 530억원에 매각한다. 신규 사업 재원과 현금 유동성 확보가 매각 목적이다. 신한알파리츠는 보유 자산 중 최초로 용산 더프라임타워를 2383억원에 매각했다. 신한알파리츠는 확보한 재원을 특별 배당 등 주주 환원 확대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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