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압도적 독주 속 고군분투한 한국, ‘배그 모바일’ 은메달 획득 [아시안게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배그 모바일)’ 국가대표팀이 중국의 압도적 독주 속 고군분투한 끝에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배그 모바일 대표팀은 1일 오후 8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항저우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배그 모바일 종목 결승에서 2위를 기록, 값진 은메달을 얻었다.
한국은 드라이버로 주장인 ‘파비안’ 박상철(디플러스 기아) 대신 ‘씨재’ 최영재(ZZ)를 기용했다. 슈터로는 ‘티지’ 김동현(농심 레드포스), ‘스포르타’ 김성현(농심 레드포스), ‘비니’ 권순빈(덕산 e스포츠)가 출전했다. 최영재는 심한 감기에 걸린 상태였지만 링거를 맞아가며 경기에 임하는 투혼을 보였다.
대표팀은 1세트에서 12분32초대, 2세트에서 12분18초대, 3세트에서 13분44초대, 4세트에서 11분49초대를 기록하며 종합 50분25초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는 지난 준결승 때보다 12초쯤 짧아진 기록이다.
결승에서 함께 경쟁한 중국은 44분36초대, 대만은 51분4초대, 인도네시아는 53분22초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앞선 준결승 그룹 B 경기에서 한국보다 21초 앞선 50분16초대로 결승선을 통과해 유력한 금메달 경쟁 상대로 여겨졌다.
막상 결승이 시작되자 중계진과 현지 관람객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이 지금까지의 경기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압도적인 실력과 레이스 동선을 선보인 것. 다른 국가들이 모두 평균 13%의 슈팅 정확도와 세트당 60개의 가속 과녁 적중을 기록한 것에 반해, 중국은 평균 20%의 슈팅 정확도와 세트당 80개의 가속 과녁 적중을 해냈다.
한국은 게임 초반부터 중국과의 레이스에서 뒤쳐지자 가속 과녁을 정확히 사격하지 못하는 등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더구나 한국과 대만의 레이스 동선이 대부분의 슈팅 스테이지에서 겹쳐 점수를 내기 힘든 구도가 이어졌다.
1세트, 중국은 낙하를 마치자마자 연사가 빠른 무기를 획득한 후 압도적인 사격 정확도를 발휘하며 2위인 한국과 1세트에만 1분20초대의 기록 차이를 냈다. 앞서가는 주자가 대부분의 과녁을 독식하는 게임 특성상, 스노우볼이 끊임없이 굴러 체크포인트에 도달할 때마다 랩타임은 더욱 벌어졌다. 사실상 1세트부터 중국의 독주 체제 아래, 한국과 대만의 2~3위 싸움이 벌어지게 됐다.
2세트 초반, 한국이 차량 점프 과정에서 바위를 정면으로 들이받으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중국은 정확한 조준에 필요한 ‘레드 도트 사이트’ 등의 아이템이 없더라도 먼저 도착한 만큼 과녁을 우선 사격, 독식하는 등 훌륭한 상황 판단 능력을 보였다. 중국은 ‘스페셜 과녁’ 사격 과정에서도 인원 분배를 효율적으로 진행했고, 차량 점프 과정에서도 한 번에 3개의 가속 과녁 적중을 해내는 묘기를 부렸다.
결승 이전까지 한국은 2세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국가로 기록돼왔다. 하지만 이날 중국은 한국의 최단 시간 기록마저 큰 차이로 갱신했다. 한국은 대만과의 슈팅 경쟁에서도 밀려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3세트 역시 2세트와 같은 구도로 게임이 진행됐다. 한국은 이때까지도 종합 2위를 고수했지만, 대만과의 기록 차이는 9초에 불과한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았다.
마지막 4세트 초반, 한국이 치명적인 운전 실수를 내 꼴찌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대만의 경로를 방해하면서 대만의 차량이 건물에 충돌했다. 덕분에 한국은 기사회생해 먼저 슈팅 스테이지로 향할 수 있게 됐다.
4세트 역시 중국의 독주가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은 아랑곳 않고 플라잉 과녁 사격에 집중, 대만에 앞서 스프린트 구간에 돌입했다. 대만과 인도네시아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순위 변동을 이루지 못하면서 레이스가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는 기존의 배그 모바일과 다른 아시안게임 전용 버전이 적용됐다. 대인 사격을 통한 배틀 로얄 방식이 아닌 철인 경기 형태다. 선수들은 가속 과녁 사격을 통한 차량 경주, 슈팅 스테이지에서의 스페셜 과녁·플라잉 과녁 사격 등을 구간에 따라 반복한다. 그러다 마지막 전력 질주 구간이 나타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결승선에 진출해야 한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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