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모자 게이트...매킬로이-타이거 우즈 전 캐디 충돌

성호준 2023. 10. 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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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패트릭 캔틀리가 30일 포볼 경기 마지막 홀에서 기뻐하고 있다. 캔틀리는 이번 대회에서 모자를 쓰지 않고 경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륙대항전 라이더컵이 모자 때문에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작은 미국의 부진 때문이었다. 미국은 지난달 29일 오전(현지시간) 벌어진 포섬 경기에서 유럽에 0-4로 밀리는 첫날 8개 매치에서 3무 5패로 완패했다. 트위터 등에서는 미국의 부진은 팀워크 때문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 비난에 미국 선수인 패트릭 캔틀레이의 모자가 기름을 부었다. 세계 랭킹 5위로 미국의 주력 선수 중 하나인 캔틀레이는 이번 라이더컵에서 모자를 쓰지 않은 채 경기하고 있다. 평소 모자를 쓰고 경기하는 그가 탈모한 건 라이더컵에선 상금을 주지 않는 데 대한 항의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2021년 라이더컵에서도 모자를 쓰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캔틀레이는 돈을 주지 않는 곳의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팬들은 화가 났다.

캔틀레이는 이에 대해 “맞는 모자가 없어서 그랬다”고 간단히 해명했다. 2021년에도 똑같은 이유로 모자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대회장인 이탈리아 로마 마르코 시모네 골프장에 모인 유럽 팬들은 모자를 활용했다. 대회 이틀째인 30일 캔틀레이가 티박스에 설 때마다, 그린에 올라갈 때마다 관중들은 모자를 벗어 흔들며 조롱했다. 팬들은 “돈을 달라(Show me the money)”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그러나 흔들릴 캔틀레이가 아니다. 그의 별명은 냉혈인간이다.

캔틀레이는 30일 오후 벌어진 포볼 경기에서 윈덤 클라크와 팀을 이뤄 로리 매킬로이-매트 피츠패트릭과 경기했다. 경기 내내 끌려갔으나 마지막 세 홀에서 클러치 퍼트를 넣어 경기를 뒤집었다.

11.5-4.5로 이틀째 경기가 끝날 거로 보였는데, 캔틀레이의 막판 맹활약으로 10.5-5.5로 좁혔다. 미국은 최종일 싱글매치에서 실낱같은 역전 희망을 남겨뒀다.

그러는 과정에서 충돌도 있었다.

마지막 홀에서 캔틀레이가 홀아웃한 후 미국 선수들과 캐디들은 모자를 벗고 캔틀레이를 향해 환호했다. 그린 위 미국 캐디들이 모자를 흔들며 기뻐했고 캔틀레이의 캐디인 조 라카바도 이에 동참했다.

이때 유럽팀의 로리 매킬로이는 퍼트를 위해 어드레스한 상태였다. 매킬로이가 이 퍼트를 넣었다면 매치는 비길 수 있었다. 매킬로이는 볼을 홀에 넣지 못했고 화가 나서 라카바와 언쟁을 벌였다.

라카바는 타이거 우즈의 캐디로 유명하다. 우즈가 다쳐 경기에 나오지 못하자 캔틀리의 가방을 메고 있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절친한 친구이다. 또한 캔틀리와 한 조를 이룬 미국의 윈덤 클라크가 경기 전 “내가 매킬로이 보다 잘 한다”고 큰소리를 친 터라 유럽의 에이스 매킬로이는 더 화가 났을 것이다.

유럽의 셰인 라우리 등도 조 라카바와 말싸움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호텔로 가는 차를 기다리는 동안 로리 매킬로이는 저스틴 토머스의 캐디인 짐 매케이를 만났는데 또 말다툼했다.

캔틀리는 “경기 시작부터 유럽 관중이 모자를 들고 흔들었다. (그들의 조롱을 오히려 내가 잘 할) 연료로 썼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도 “오늘 사건은 내일 경기에 쓸 연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라이더컵은 유럽의 압도적은 우세로 싱거워 보였다. 그러나 모자 때문에 흥미로워지고 있다. 모자가 연료가 되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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