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1st] 허벅지 불편한 김민재, '부상 투혼'으로 바이에른 무패행진 지탱… A매치 괜찮을까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민재에겐 쉴 틈이 없다. 부상을 안고 있지만 경기에서 빠질 수도, 잔디 위에서 페이스를 조절할 수도 없는 처지다.

1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이 라이프치히와 2-2로 비겼다.

바이에른은 4승 2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5승 1무를 거둔 바이엘04레버쿠젠, 5승 1패인 슈투트가르트에 밀려 순위는 3위로 떨어졌다.

풀타임을 소화한 건 김민재 입장에서 부상 투혼이었다. 김민재는 지난 9월 27일 열린 바이에른의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프로이센뮌스터(3부) 원정 경기 엔트리에서 빠졌다. 가벼운 허벅지 부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가볍다 해도 온전한 몸 상태를 되찾기에 일주일은 짧은 시간이다. 실제로 몸 상태가 온전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팀에 여유가 있다면 김민재를 아꼈겠지만, 주전급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는 더 큰 무릎 부상으로 아예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김민재가 부상을 안고 라이프치히를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중 보이는 몸놀림도 최상의 경기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힘겨운 경기를 하면서도 김민재는 라이프치히 투톱과 번갈아 대결을 벌여야 했다. 제공권이 좋은 유수프 포울센과 몸싸움을 하는 것도, 배후 침투하는 분데스리가 최고 스피드스타 로이스 오펜다를 발로 막는 것도 모두 김민재의 몫이었다. 오펜다가 속도를 붙이기 전에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면 김민재 특유의 지능적인 견제 플레이로 잘 막아내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오펜다가 측면으로 빠져 땅볼 크로스를 시도하면 김민재가 끊어내기도 했다. 시몬스의 스루패스를 예측하고 있다가 김민재가 오펜다보다 먼저 가로챈 뒤 울라이히가 잡을 수 있게 등지고 버텨준 경우도 있었다.

전술의 힘으로 빌드업을 하지 못하자, 선수들이 개별적인 임기응변으로 공을 전개해야 했다. 전반 38분에는 김민재가 직접 압박을 당할 때 등지고 터닝하는 기술을 쓰며 상대 선수 2명을 따돌리고 겨우 패스하는 탈압박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전반적으로는 김민재의 빌드업이 유려한 편이었다. 김민재는 대체로 정확한 패스를 측면과 전방으로 전달했다. 특히 후반전 들어 팀 포메이션이 4-2-3-1 아닌 4-3-3으로 바귀고 팀이 더욱 공격에 치중하자, 한 명 남은 수비형 미드필더 요주아 키미히까지 잔뜩 전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럴 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최종 수비 라인은 중앙선을 훌쩍 넘어 자리 잡고 있다가 빌드업에 가담하기도 했다.

이날 김민재는 다시 한 번 경기 전체에서 가장 오래 공을 가진 선수(개인 점유율 10.7%)였고 볼터치 횟수도 124회로 가장 많았다. 정확한 패스 역시 106회로 최다를 기록하며 여러모로 존재감이 컸다. 패스 성공률은 92%였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서형권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서형권 기자

공중볼 경합은 4회 중 1회만 성공해 이례적으로 낮은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김민재가 패배해 위협당한 상황보다는 공을 따내진 못했으나 상대를 최대한 방해한 상황이 더 눈에 띄었다. 공 탈취는 3회 시도해 2회 성공했고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2회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수비 관련 기록은 파트너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가 더 많이 기록했고 김민재는 빌드업 관여도가 높았다. 우파메카노가 상대 공격수에게 붙으면 김민재가 자연스럽게 뒤를 봐주는 호흡도 보였다. 이런 플레이 역시 부상의 여파일 수 있다.

중요한 실전은 라이프치히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4일 코펜하겐 원정은 상대가 악하긴 하지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덴마크 원정이라 빠지기 힘든 경기고, 여정의 피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9일 프라이부르크전 홈 경기까지 치른 뒤 국가대표로 소집되는데, 휴식 및 회복에 쓸 시간은 없다고 봐야 한다. 나쁜 몸 상태로 국가대표까지 소집됐다가 몸 상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