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어렵다던 '영재' 백강현 父 "후원금 싱글맘에게 기부" 논란

유튜브 채널에 기부 영상 올렸다 비공개 전환
"'사회 환원 터무니없다' 지적 받아들이겠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고백했던 과학 영재 백강현군(10)의 아버지가 유튜브를 통해 받은 후원금을 싱글맘에게 기부한다고 밝혔다가 구독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백강현'에는 그동안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후원 받은 돈을 싱글맘들에게 기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싱글맘 후원 희망릴레이'는 제목을 단 이 영상은 29일 현재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해당 영상에 등장한 한 여성은 "저는 앞으로 백강현 채널의 진행을 맡게 된 썸머라고 한다"며 자기 소개를 한 뒤, 앞으로 채널의 운영계획과 유튜브 후원금·채널 광고수익 사용처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영상에는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모인 후원금을 싱글맘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어 싱글맘으로 보이는 또 다른 여성이 블러 처리된 채 출연해 "아는 사람을 통해 선배 이렇게…끼리끼리 술자리를 가졌는데…동거를 하다보니까 술도 먹고" 등의 사연을 이야기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대부분 거부 반응을 보였다. 백군의 장래를 위해 후원한 돈인데 왜 다른 일에 사용하냐는 것이다. 이들은 "강현이의 교육과 생활에 쓰라고 준 돈을 왜 엉뚱한 데 쓰냐", "기부금은 기부자의 의도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밝혔다. 또 불똥은 싱글맘들에게도 튀었다. 일부는 "책임감 없이 실수로 미혼모 된 이야기를 듣고싶지 않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백군의 아버지가 유튜브 커뮤니티에 남긴 해명 글[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백강현' 캡처]

영상의 후폭풍이 거세지자 백군의 아버지가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싱글맘 관련 영상의 진행자와 출연한 싱글맘에게까지 비난의 댓글이 이어져 관련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다"며 "후원해 준 분들과 구독자들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어떤 비난도 감수하며 반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초 후원금을 온전히 강현이를 위해 쓴다한들 비난하는 분들이 없겠냐마는 후원금을 좋은 뜻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발상 자체도 터무니없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백군은 2016년 TV 예능프로그램 '영재 발굴단'에 출연해 'IQ 204 천재 어린이'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3월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지난 8월 자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퇴 사실을 알릴 당시 백군의 아버지는 백군이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백군의 아버지는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허리를 다쳐 노동력을 상실했다"며 "저와 강현이는 집사람이 옆에 없으면 굶어 죽어야 할 형편이다. 유튜브 한 달 평균 수익 10만원도 저희에게는 단비"라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