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서울 사전투표율 20%가 변수?…흥미로운 홍준표 시나리오
서울시장 놓고 오세훈vs박영선 맞대결
높은 사전투표율, 여야 모두 ‘희망회로’
편집자주 -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오는 10월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참고 자료는 2021년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대통령선거나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보궐선거가 아니라 따로 진행했던 ‘가장 최근의 서울 보궐선거’가 바로 그 선거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정치적 위상과 상징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2021년 4월 보궐선거는 대선의 전초전으로 인식됐다.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정치적 상징성도 만만치 않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내년 4월10일 제22대 총선의 서울 민심을 확인하는 전초전으로 바라보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가 받게 될 정치적 충격파도 적지 않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단순한 보궐선거가 아니라 내년 수도권 총선기상도를 미리 보는 중요한 일전”이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지는 진영은 메가톤급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 경험이 풍부한 홍 시장의 분석은 여야 모두 곱씹어볼 만한 내용이다. 여당은 선거의 의미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임할 수도 있었는데, 김태우 전 구청장을 공천하면서 정면 돌파로 방향을 틀었다.
선거에서 승리하면 정치적인 과실을 얻을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여야 모두 투표율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율 중에서도 사전투표율은 관심의 초점이다.
10월11일 열리는 이번 보궐선거는 추석연휴와 한글날 연휴를 끼고 치르는 선거다. 여야 모두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에 당력을 쏟을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10월6일과 7일 각각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하는 사전투표는 선거 흐름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과거 보궐선거는 20% 안팎의 낮은 투표율이 일반적이었다. 여야 ‘집토끼 vs 집토끼’의 대결 구도였다. 하지만 사전투표가 도입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금요일과 토요일 사전투표는 평일 열리는 보궐선거의 특성을 상쇄하는 요인이다. 직장에 다니는 이들은 평일 투표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전투표 도입으로 본인 의지만 있다면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을 이용해 얼마든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여야 모두 사전투표에 지지층이 많이 참여하도록 공을 들이는 이유다.
홍 시장은 “(강서구청장 선거는) 사전투표가 20%대에 이른다면 그건 야당이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다면 그건 여당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전투표 20%는 전체 투표율이 상당히 높게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거 열기가 뜨겁다는 의미이고, 이는 바람몰에 나서는 야당에 유리한 변수다.
다만 사전투표율 20%는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 2015년 10·28 재·보궐선거 당시 사전투표율은 3.58%에 불과했다. 홍 시장이 언급한 20% 사전투표율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가장 최근 서울에서 진행했던 보궐선거인 2021년 4·7 보궐선거 당시 사전투표율이 20%를 돌파했다는 점이다. 당시 사전투표율은 21.95%로 역대 재보선 최고를 기록했다.
그 결과를 보며 여야는 모두 ‘희망회로’를 돌렸다.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는 열세였지만, 지지층이 뭉친 결과 사전투표율이 올랐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맞대결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일찌감치 판세가 기울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예상외로 높은 사전투표율 때문에 여야 모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 총투표율은 58.2%에 달했다. 평일에 별도로 치르는 보궐선거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다.
개표 결과 오세훈 후보가 57.5% 득표율로 당선됐다. 박영선 후보는 39.2% 득표율로 낙선했다.
그렇다면 높은 사전투표율은 판세 흐름 변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세훈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대체로 선거 이전에 발표됐던 여론조사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결과였다.
반면 박영선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선거 이전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10% 포인트 안팎 더 높은 수치였다.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당시 여의도 정가의 분석이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10월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역시 10월6일과 7일 진행하는 사전투표 참여율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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