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장도 황희찬 극찬…과르디올라 "그 한국인 선수 정말 잘하더라"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세계적 명장들 입에서 최근 한 한국 선수가 오르내리고 있다.
손흥민도 훌륭하지만, 최근엔 황소 황희찬이 인정받고 있다.
황희찬 소속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는 30일 오후 11시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6연승(승점 18)을 달리며 프리미어리그 선두 달리는 것은 물론 지난 시즌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하며 세계 최강 구단이 된 맨체스터 시티다.
울버햄프턴은 1승1무4패(승점 4)로 16위에 그치고 있다. 극과 극의 대결이다.
하지만 원정 경기를 치르는 맨시티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홈팀 선수들을 나열하면서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겠다는 듯 신중한 자세인데, 과르디올라 감독이 꼽은 선수 중 황희찬이 포함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프턴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많은 이들이 맨시티가 쉽게 승리할 것으로 본다. 어떤 생각인가. 울버햄프턴 시즌 초반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상대를 얕보지 않았다. "큰 존중을 갖고 말한다. 우린 항상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 고전했다. 울버햄프턴엔 퀄리티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한국 선수는 정말 훌륭하다"고 한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확히는 "더 코리안 가이(The Korean guy)"라고 칭했다. 울버햄프턴에 한국인 선수는 황희찬 한 명밖에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어 "그들 감독인 개리 오닐은 직전 시즌 본머스를 지도하며 정말 엄청난 일(잔류)를 해냈다. 난 그들이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느꼈다. 시즌 초반 결과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지만 그들은 점점 더 나아질 수 있다"라고 상대를 존중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울버햄프턴에서 6경기 3골을 터트리며 팀 내 최다득점을 올리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시즌 1~2차전에서 교체 멤버로 들어가는 등 오닐 감독의 테스트를 받다보니 출전시간이 245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저돌적인 돌파와 향상된 골 결정력으로 울버햄프턴의 키플레이어로 금세 자리잡았다.
그런 황희찬의 업그레이드를 과르디올라 감독도 알고 있는 셈이다.
황희찬에 대한 적장의 칭찬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리버풀을 지휘하는 독일 출신 세계적인 감독 위르겐 클롭도 황희찬의 성인 '황'을 분명히 발음하며 그를 경계했다.
그는 지난 16일 역시 울버햄프턴 원정 경기를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여느 원정 경기와 마찬가지겠지만 울버햄프턴 원정 경기도 기피하고 싶다. '승점 잘 쌓아두었으니까 원정 경기에 부담이 없을 거야'라는 말은 당치도 않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울버햄프턴이) 지난 여름 마테우스 누네스 등 중요 자원들을 잃어버린 것은 맞다. 그럼에도 그들의 선수단을 보면 '정말 좋은 팀이구나' 싶다울버햄프턴 선수단 면면을 살펴보면, 황(희찬)이나 사샤 칼라이지치같은 (위협적인) 선수들은 선발로 출전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페드루 네투 같은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에도 클롭 감독이 황희찬을 가장 먼저 거명해 화제가 됐다.
실제 황희찬은 클롭 감독이 교체로 나오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방증하듯 전격 선발로 나와 전반 초반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골망을 출렁이며 울버햄프턴이 전반전을 1-0으로 이기는 중심이 됐다. 물론 홈팀이 후반에 3골을 얻어맞아 역전패했지만 황희찬은 자신의 가치를 클롭 감독 앞에서 입증한 것이다.
적장들은 물론 프리미어리그 개막 직전 울버햄프턴을 맡은 오닐 감독도 일주일 전 황희찬을 칭찬한 적이 있다. 까다로운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이 하나 같이 황희찬을 극찬하고 있는 셈이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23일 루턴 타운FC 원정을 떠나 1-1로 비겼는데 이 경기 앞두고는 오닐 감독이 황희찬에 박수를 쳤다. 현지 언론 버밍엄 메일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득점이고, 두 번째는 게임과 구조에 대한 그의 이해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다. 그는 내가 요청하는 것에 대해 정말 좋은 지능을 가졌다. 새로운 전술을 구현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된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빠르게 이해하고 일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데, 황희찬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정말 침착하고, 득점을 하기 위해 올바른 영역에 도달하는 본능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오닐 감독은 당시만 해도 불과 2경기 선발 출전과 200분의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황희찬이 갖춘 역량과 그의 전술 이해도 등을 높게 평가하며 칭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개막 직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구단과의 갈등으로 사임, 갑자기 지휘봉을 잡은 오닐 감독은 초반 2경기에서 황희찬을 벤치에 대기시키는 등 눈여겨 보지 않았다.
그러나 2라운드 브라이턴전,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5분 만에 연달아 골을 넣자 마음을 바꿔 5라운드 리버풀전에서 선발 투입헸다. 황희찬은 리버풀전에서 울버햄프턴의 유일한 골(1-3 패)을 넣었다.
루턴 타운전에서는 울버햄프턴 선수 한 명이 전반 도중 퇴장을 당해 수비 강화를 위해 황희찬이 전반 직후 빠졌지만 팀 내 그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게 드러난 셈이다.
황희찬은 이런 적장의 경계와 소속팀 감독의 신뢰 속에 맨시티전에서 또 하나의 골을 위해 달린다. 황희찬은 선발 출격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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