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슈+]중동 정세 뒤흔드는 사우디…美 탈중동 실패하나
핵개발·방위조약 모두 요구하는 사우디
러 돈줄 끊기위해 필수적인 사우디 협조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논의 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30년만에 사절단을 보내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적인 팔레스타인과의 외교도 강화하는 행보는 미국을 압박하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앞서 사우디는 미국 정부에 핵농축 프로그램 승인 및 사우디와의 상호방위조약 체결까지 요구하며 대미 압박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 정계가 대선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사우디의 고유가 기조가 조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의 강한 동기로 작용하면서 미국정부는 사우디의 요구조건을 거부하기는 힘든 상황에 놓였다.
미국이 사우디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10년 이상 지속돼온 미국의 탈중동 정책이 완전히 수포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유가 압력 속 핵농축·美 방위조약 두마리 토끼 요구한 빈살만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나예프 알-수다이리 주요르단 사우디 대사가 이끄는 대표단이 요르단에서 육로를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중심도시 라말라를 방문했다.
지난달 비상주 팔레스타인 대사와 예루살렘 총영사 겸임 발령을 받은 수다이리 대사는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예방하고 신임장을 제정했다. 이와함께 수다이리 대사는 리야드 알-말리키 외무장관 등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고위 인사들과도 만났다.
수다이리 대사는 신임장 제정 직전 팔레스타인 인사들에게 "사우디는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다음 만남은 예루살렘에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예루살렘에 영사관 개설을 희망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또한 그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 문제에 대해 "나라 간에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라며 "사우디가 2002년 제안한 '아랍 이니셔티브'가 다가올 합의의 기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아랍 이니셔티브'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행한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을 중단해야만 범아랍권이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수교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결국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세를 중지해야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기존 사우디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와 이스라엘간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던 미국의 중동 정책은 앞으로 큰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美 대선 국면 눈앞인데…중동 출구전략 수포로 돌아가나사우디가 공공연하게 핵개발 의지를 보이는 것 또한 미국의 중동 회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기에 대응해 자국도 핵개발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어떤 국가든 핵무기를 보유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들(이란)이 (핵무기를) 얻으면 우리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사우디는 미국에 민수용 핵농축 프로그램의 승인과 함께 한미동맹 수준의 상호방위조약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내년 11월 대선국면에 접어든 미국 입장에서 막대한 재원 소모가 예상되는 중동 회귀정책을 다시 강요하게 나선 것이다. 사우디의 고유가 정책을 되돌려야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기조를 꺾고, 석유수입에서 막대한 전쟁자금을 벌어들이는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사우디의 제안을 거부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안팎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 탈중동 정책에서 대대적인 전환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18년 자말 카슈끄지 암살사건 이후 크게 틀어졌던 미국과 사우디 관계 및 미국의 중동정책은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이끌어왔던 인권 중심의 가치외교, 탈중동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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