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OUT' 리산드로, 그동안 완치 안 된 상태로 경기 출전…맨유+아르헨티나 모두 몰랐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핵심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시즌 아웃을 당했던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음에도 아무도 이를 알아 차라지 못해 또 한 번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미국 매체 'ESPN'은 30일(한국시간) "에릭 턴 하흐 감독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음에도 경기에 출전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29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지난 4월에 입었던 발 부상이 악화돼 장기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수비수 리산드로는 맨유 주전 센터백 중 한 명이다. 신장이 175cm로 센터백치고 작은 체구임에도 그는 지난 시즌 프랑스 센터백 라파엘 바란과 함께 팀 수비진의 중심으로 활약하면서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3위로 마무리할 수 있게끔 일조했다.
좋은 데뷔 시즌을 보내던 리산드로는 지난 4월 2-2 무승부로 끝난 세비야와의 2022/23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후반전 때 발목 통증을 호소해 들것에 실려 나갔다.
곧바로 정밀 검사를 받은 리산드로는 오른발 중족골 골절 진단을 받아 수술대에 올랐고, 잔여 경기 출전이 불가능함에 따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2023/24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완치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문제는 맨유 의료진은 물론이고 리산드로 조국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서 결국 리산드로는 또 한 번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맨유는 "지난 4월에 발 부상을 입은 리산드로는 현재 회복과 재활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됐고, 다음 단계를 위한 평가가 진행 중이다"라며 "맨유의 모든 이들은 리산드로한테 행운을 빌며, 그가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소속 사이먼 스톤 기자에 따르면, 맨유는 리산드로 발 상태를 약 2~3개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늦으면 2024년이 돼서야 경기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턴 하흐 감독도 리산드로 상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30일 오후 11시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를 앞두고 29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턴 하흐 감독은 "아르헨티나에서도 적절한 진단을 받았지만 이제서야 문제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리산드로는 100% 건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그와 팀 모두에게 매우 슬픈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맨유는 이번 시즌 리산드로가 출전한 5경기(토트넘, 노팅엄, 아스널, 브라이턴, 바이에른 뮌헨)에서 총 14실점을 허용했는데, 이에 대해 턴 하흐 감독은 최근 경기의 대량 실점은 리산드로 몸 상태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경기들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맨유 데뷔 시즌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가 팀에 합류하면 우리 레벨에 정말 큰 힘을 줄 수 있지만, 그러한 선수의 수준이 떨어진다면 팀 퍼포먼스도 하락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맨유는 1978년 이후 약 45년 만에 처음으로 3경기 연속(아스널전 1-3, 브라이턴전 1-3, 뮌헨전 3-4) 3실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는데, 이때 모두 리산드로 선발로 나섰다. 또 리산드로가 빠진 후 맨유는 2경기 연속(번리전 1-0, 팰리스전 3-0)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리산드로의 부상 회복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맨유는 결국 수비 불안과 두 번째 장기 이탈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됐다.
한편, 맨유는 리산드로 소식과 함께 토트넘에서 임대 영입한 스페인 레프트백 세르히오 레길론도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리산드로와 달리 경미한 부상으로 확인됐지만 오는 10월 A매치 휴식기 전까지 복귀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루크 쇼와 타이럴 말라시아에 이어 임대 영입한 레길론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맨유는 1군 레프트백 전멸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리산드로가 다시 한번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하자 일부 팬들은 여름 이적시장 때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영입에 실패한 점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맨유는 2023 여름 이적시장 때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이자 아시아 수비수 최초로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포함된 김민재 영입에 가장 가까운 팀으로 평가됐다. 당시 SSC나폴리에서 뛰던 김민재는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09억원) 조항이 있어, 맨유가 어렵지 않게 영입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맨유가 구단 인수 문제 등으로 인해 김민재 영입 속도가 지지부진한 사이에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개인 협상까지 다 끝내면서 가로채기에 성공해 김민재 영입을 성사시켰다.
뮌헨으로 이적한 이후 김민재는 기대했던 대로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뮌헨 주전 수비수로 자리 잡으면서 든든하게 팀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지만, 반대로 김민재 영입에 실패한 맨유는 차선책도 데려오지 않아 시즌 초반부터 매 경기 불안한 수비를 보이면서 수비수 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후회했다.
사진=AP, EPA, PA Wire, DPA/연합뉴스, 맨유 홈페이지, 프랑스 풋볼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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