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오늘은 '심장의 날'…환절기 '심근경색 주의보'
오늘(29일)은 세계심장연합(WHF)(WHF)이 제정한 세계 심장의 날이다.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인식 개선을 위해 2000년 정한 날로, 심장 등은 생명과 직결되는 핵심 기관임에도 대중적인 이해도가 낮은 만큼 이를 알리기 위해 정해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심근경색 조기 증상에 대한 인지율은 국민의 절반 이하 수준인 47.1%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는 환절기에는 심혈관 질환 발병이 증가할 수 있어 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김경수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원장(순환기내과 분과전문의)은 “심근경색은 국내 질환 중 사망 원인 2위이자 돌연사 1위 질환”이라며 “초기 사망률이 30% 이상인 데다 치료 시에도 병원 내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위험도가 높고 진행이 빠른 만큼 심근경색의 전조 증상과 예방법을 숙지하고 적절한 응급대처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심근경색 환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 환자 수는 2013년 7만6000여명에서 2022년 13만1000여명 수준으로 9년 만에 두 배 늘었고, 연평균 6%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에 의해 막혀 심장에 제대로 피가 공급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괴사하고 심장마비, 심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협심증과 비슷한 질환으로 생각되기도 하지만 기전상 두 병은 다르다. 협심증은 동맥 혈관이 75%~90% 수준으로 좁아져 심장 내 혈액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라면, 심근경색은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서 피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슴 통증 등 전조가 있는 협심증과 달리 심근경색은 예상치 못한 순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 이상이 없더라도 혈전이 발생해 관상동맥을 막으면 급성심근경색을 겪을 수 있다. 평소 혈관이 깨끗하고 심전도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큰 혈전이 생기면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심근경색은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 사망률이 높고, 회복하더라도 첫 1년간은 재발 위험이 있다. 특히 재발 시 사망률은 최대 85%까지 치솟는다. 이는 최초 심근경색 당시 겪는 심장근육의 손상과 이로 인한 후유증 탓인 만큼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골든타임 내에 증상을 파악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후,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다시 개통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의 증상을 평소 잘 알아 두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가장 흔한 심근경색 증세는 가슴 전체를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안정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해도 통증이 계속 이어지는 등의 증상도 있고,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거나 목과 턱, 어깨, 왼쪽 팔까지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김경수 원장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심근경색 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작은 신호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증상의 강도가 세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 심근 효소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 전문검사를 받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심근경색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가능한 한 빠르게 혈관을 다시 뚫어주는 재관류 치료다. 가장 보편적으로는 합금 철망으로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 시술 등 관상동맥성형술이 적용된다. 협착이 심해 효과가 없다면 여분의 건강한 혈관을 다른 곳에서 잘라 와 덧대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진행하게 된다. 스텐트 삽입은 중재 시술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도 진행하지만 관상동맥우회술은 전신마취 후 진행하게 된다. 이후 증상에 따라 약물 및 비약물 치료 등을 병행하여 진행하게 된다.
최근 심근경색 환자가 늘어나는 데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늘어난 성인병 탓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질환과 흡연, 운동 부족, 고지방 섭취 식습관 등은 대표적 위험 요인이다. 식사를 저염식, 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을 하는 등 습관만 바로잡아도 심근경색의 위험을 크게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심근경색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심혈관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김경수 원장은 “심근경색은 기전상 예측과 대비가 거의 불가능하나 증상을 미리 숙지하고 적절히 대응한다면 위험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는 환절기에는 심근경색 발병 위험 요인을 예방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혈관 건강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지키는 중요한 방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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