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최다 금메달 타이' 구본길, "7번째 金 따러 나고야까지 갑니다"
펜싱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은 '금메달 수집가'다. 그중 아시안게임에서만 6개의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역대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그는 3년 뒤 아시안게임에서 7번째 금메달을 따내 '타이'가 아닌 '단독' 기록에 도전할 생각이다.
구본길은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오상욱(대전광역시청),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와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은 단체전 3연패다.
구본길은 이번 대회 전까지 개인전에서 3개(2010·2014·2018년), 단체전에서 2개(2014·2018년)의 금메달을 각각 확보한 상태였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4연패와 최다 메달 경신을 동시에 노렸지만, 결승전에서 절친한 후배 오상욱에게 패해 은메달을 땄다. 결국 단체전에서 6번째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최다 금메달 공동 1위에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구본길은 단체전이 끝난 뒤 "6번째 금메달을 따고 나니 새삼 '최다' 기록이 욕심난다"며 "후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2026년 열리는 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로 불리는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 김정환은 실력과 인기 모두 '역대급'이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이들에게 아시안게임은 오히려 더 부담스러운 무대다. 금메달을 따도 '본전'으로 여겨지고, 행여 메달색이 달라지면 '유명세에 취해 운동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이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장이자 맏형인 김정환도 이와 비슷한 압박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구본길은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고, 중국 선수들이 강팀 이란을 준결승에서 꺾으면서 분위기가 올라와 있었다. 반면 우리 팀은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에 생각보다 힘들게 이겨서(45-41) 결승전은 어려운 경기가 될 거로 생각했다"며 "초반에 집중적으로 힘을 쏟아서 점수 차를 벌려야 유리하겠다 싶었는데, 그 전략이 잘 통한 것 같다. 걱정이 많았지만, 우승으로 마무리해서 아주 후련하다"고 털어놨다.
구본길은 올해 3월 아들을 얻었다. 아버지가 된 후 처음으로 큰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는 "이렇게 결국 금메달을 딴 걸 보면, 아들이 확실히 '복덩이'인 것 같다"며 빙긋 웃었다. 또 "아들이 아빠가 펜싱 선수라는 걸 알게 되려면, 나고야 아시안게임 때쯤은 돼야 하지 않을까"라며 "다음 아시안게임에서 내가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무조건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항저우=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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