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욱 "'도적' 위해 6kg 감량…촬영 중에도 빠졌다" [엑's 인터뷰③]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현욱이 '도적' 이광일을 표현하기 위해 들인 노력과 몰입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현욱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 인터뷰를 가졌다. 

'도적: 칼의 소리'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시리즈로 이현욱은 조선인에게 가혹한 조선 출신 최연소 일본군 소좌 이광일을 연기했다.

일본군 의복을 입고 일본어 대사를 쓰며 등장하는 그는 푹 눌러쓴 모자 밑으로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등장만으로도 몰입력을 높이던 이현욱은 광일 캐릭터를 구상할 때 빈티가 나도 안되고, 멋있어보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고.

이현욱은 "캐릭터 설정할 때 개인적인 멋이 들어가면 (연기에)방해가 되는 게 있다. 오히려 멋을 포기했을 때 나오는 멋이 있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극 중 이윤(김남길 분)에게 손가락이 날아갔을 때 제 머리가 버섯처럼 떠 있다. 그렇게 떠 있는 줄도 몰랐다. 그렇게 캐릭터에서 나오는 (비주얼적) 힘이 있더라"며 상황에 맞게 꾸밈없는 모습으로 담겼던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날카로워보이기 위해 감량도 병행했다. 이현욱은 "작품이 끝나니 6kg 정도가 빠져 있더라. '도적'을 찍는 중에도 빠졌다. 점점 극 후반부로 갈수록 메말라가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광일은 조선 독립군에게도 완벽한 적이지만 일본군 사이에서도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어찌보면 외로운 인물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이현욱은 피해의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피해의식에 대해 접근했다. '서민 귀족'이라는 희곡이 있다. 돈은 많은데 신분이 서민이라는 내용이다. 귀족 사이 돈은 많지만 귀족이 될 수 없는 거다. 그런 질감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현욱은 "'도적'에서 일본 중장이 광일에게 이름을 물으며 '넌 조선인 이광일이다'라고 굴복시킨다. 그 장면이 절 바꾸는 중요한 지점이다. 친일을 한 사람들에 대한 딜레마를 표현하는 중요한 장면이었다"며 광일에게 중요했던 신에서 특히 피해의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광일은 조선인을 향한 피도 눈물도 없는 가혹 행보를 보이기도 하고, 숙부를 고춧가루를 탄 물에 고문하며 결국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인물이다.

가혹함을 연기한 이현욱의 후유증 또한 걱정되는 상황. 하지만 이현욱은 "그런 거 전혀 없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광일 같은 사람을 살면서 보지를 못했다. 그러니 더 표현할 수 있는 변수가 많았다. 제가 경험한 캐릭터면 선택의 폭이 좁았을 거 같지만 광일은 아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현욱은 "제가 싫어하는 인간상의 표현, 말투를 쓰면 100명 중 99명은 싫어하더라"며 악역을 연기하는 비법을 설명하며 "하지만 거기에 빠져서 그 기분에 잠식 당하고 현생이 혼란스럽고 그런 건 없다. 전 작품 끝나면 바로 잊고 이성적으로 하는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살인자 연기를 했던 '타인은 지옥이다'를 언급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역할에 빠지는 건 지양한다. 그럼 '타인 지옥이다' 때 전 살인을 해봤어야 그 연기를 했을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도적: 칼의 소리'는 넷플릭스에 전편이 공개됐다.

사진 = 넷플릭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