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택시기사 분신 배경은 사측의 불법행위"

노조원 등 4명 퇴거불응 혐의로 체포

공공운수노조가 임금체불 등으로 1인 시위를 해오던 택시지부 H운수 분회장이 분신을 시도한 배경에는 사측의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27일 오후 12시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서울 양천구 H운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모 H운수 분회장이 요구한 것은 법대로, 제대로 된 월급을 달라는 상식적인 요구였다"며 "방 분회장은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완전월급제가 적용되는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월 100만원이라는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 미치는 월급만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또,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H운수가 방 분회장에게 저지른 불법은 이뿐만이 아니다"며 "2020년에 불이익한 근로계약 변경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과거 민주노조 조합원을 표적 해고했다"고 했다. 이어 "3년의 투쟁으로 지난해 11월에야 대법원의 부당해고 판결로 복직됐지만, 사측은 다시 최소배차와 최저임금 미만 월급지급을 일삼다 차량 승무를 아예 배제하고 급여 전액을 미지급하는 등의 보복과 괴롭힘을 반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H운수의 불법 행태를 눈감아주는 서울시와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체불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고용노동부도 사태의 공범이다"며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당장 서울지역 법인 택시 사업장을 전수조사해 법에서 명시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택시 사업주를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기자회견 직후인 오후 12시30분께 노조는 H운수 대표이사 면담을 위해 회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회사 관계자는 밖으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오후 1시께 공공운수노조 노조원 등 4명을 퇴거 요청에 응하지 않은 혐의(퇴거불응)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한 4명은 조사 대기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방 분회장은 H운수앞에서 227일동안 1인시위를 해오다 전날 오전 8시26분께 분신을 시도했다. 방 분회장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전신 약 70%에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