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가 안 잡혀" 시속 188㎞ 급발진 추정 전기택시 블랙박스 영상

김현정 2023. 9. 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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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급발진이 의심되는 전기차 택시 사고가 일어나 운전기사와 승객이 크게 다쳤다.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자 기사는 "큰일 났다, 이거 이거 이거"라며 당황해하고, 뒷자리에 타고 있던 승객 A씨 역시 당황한 모습으로 "브레이크 잡아요. 안 돼요?"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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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액셀 밟지 않고 있는 걸 봤다”

대구에서 급발진이 의심되는 전기차 택시 사고가 일어나 운전기사와 승객이 크게 다쳤다.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는데, 운전기사가 몇 번이나 시동을 끄려 했지만 차는 멈추지 않았다. 뒷자리의 승객은 "운전자의 발이 액셀을 밟지 않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사진출처=MBC 캡처]

26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12시 40분께 대구시 수성구의 한 도로에서 손님을 태우고 달리던 전기차 택시가 불법 유턴하던 SUV에 들이받혔다.

당시 시속 50km 속도로 달리고 있던 택시는 잠시 속도를 잃는 듯하더니 약 3초쯤 후 갑자기 내달리기 시작했다. 충돌 당시 시속 54km였던 속도는 불과 8초 만에 100km를 넘어섰고, 36초 뒤에는 시속 188km까지 치솟았다.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자 기사는 "큰일 났다, 이거 이거 이거"라며 당황해하고, 뒷자리에 타고 있던 승객 A씨 역시 당황한 모습으로 "브레이크 잡아요. 안 돼요?"라고 외친다.

이에 기사가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브레이크 잡았어"라고 답하자, A씨는 안전띠를 고쳐 매며 "사이드 없습니까? 사이드. 시동을 한번 꺼보세요, 시동을!"이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기사가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꺼보려 해도 차는 멈추지 않았다. 사이드 브레이크 역시 소용없었다.

택시는 위태롭게 교차로 4곳을 지나며 2.5km를 더 달리다 신호를 기다리던 다른 차를 들이받고 뒤집어진 채 250m를 더 미끄러진 뒤 멈춰 섰다. 이 사고로 택시 기사와 승객, 충돌 당한 차량 운전자, 보행자 5명 등이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영상출처=MBC]

승객 A씨는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철저히 진상 규명이 됐으면 해서 방송국 인터뷰에도 응한 것"이라며 글을 올렸다.

그는 "(기사의) 발이 엑셀 쪽에 위치하지 않은 것이 보였다. 그럼에도 차는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며 "말로만 듣던 급발진으로 확신이 됐기에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고개를 숙여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시내 한복판에서 택시 기사가 승객을 태우고 신호를 무시하면서 그것도 비 오는 한밤에 시속 188㎞까지 가속페달을 밟다가 사고가 났는지, 차량 결함으로 이런 일이 생겼는지는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도 택시 기사는 침착했고, 승객이 시키는 대로도 행동했고, 긴 시간 차들을 피해서 달렸다"며 "제가 엉거주춤 일어섰을 때 기사의 다리 위치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택시 기사는 "첫 충돌 이후 차가 급발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브레이크 페달 조작 여부를 비롯한 사고 상황 조사를 의뢰했다.

사고 차량 생산업체인 현대차그룹은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며, 경찰이나 국과수 등에서 요청이 온다면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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