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 신앙, 미디어 영향력↑, 출석교회 설교↓

임보혁 2023. 9. 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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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영향 2017년 보다 3배 가까이 증가
‘예배·설교’ 영향은 점점 축소 추세
목데연, “신앙 추세, ‘온라인 신앙화’·‘교회 신앙 활동 약화’”
한 남자가 예배당에 홀로 앉아 기도를 드리는 모습. 게티이미지

코로나19를 지나며 한국교회 교인들은 개인의 신앙 성장에 출석교회 목회자의 설교보다 미디어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지용근 대표)는 26일 ‘2023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신앙의식 조사’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의 의뢰로 (주)지앤컴리서치가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2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9%가 개인 신앙 성장에 ‘미디어’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는 ‘출석 교회 예배·목사님 설교’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비율인 28%와 ‘가족’을 꼽은 비율인 2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주목할 부분은 2017년 진행한 조사보다 ‘미디어’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조사 당시 ‘미디어’를 꼽은 응답자는 7%에 불과했지만, 6년이 지난 현재 그 비율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출석 교회 예배·목사님 설교’를 개인 신앙 성장의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 비율은 2012년 64%를 기록한 이래,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서울:대한기독교서회. 2023.06.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2,000명, 비개신교인 1,000명, 온라인 조사, 2023.01.09.~01.16).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또 조사 대상자들에게 지난 1주일간 행한 신앙 활동 내용을 물은 결과, 신앙 활동 경험이 있는 개신교인은 10명 중 7명(68%) 정도였고, 이들이 행한 신앙 활동의 내용으로는 ‘온라인상에서 예배·설교 등 기독교 콘텐츠를 봤다’는 응답자가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독교 방송 시청·청취’ 21%, ‘신앙 나눔·상담’ 1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신앙생활을 할 때 절반이 넘는 개신교인들이 상대와 대면하며 신앙 이야기를 나누거나 직접 신앙 모임에 참여하기보다는, 온라인과 방송 매체에서 설교를 듣거나 예배를 드리는 간접적·비대면적 형태의 신앙생활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서울:대한기독교서회. 2023.06.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2,000명, 비개신교인 1,000명, 온라인 조사, 2023.01.09.~01.16).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김진양 부대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신앙 활동이 증가했는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지금 상황에서도 대면 활동이 다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비대면 활동이 고착화하고 습관화하고 있다는 걸 볼 수 있다”며 “온라인 분야에의 대응을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관심을 크게 두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서울:대한기독교서회. 2023.06.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2,000명, 비개신교인 1,000명, 온라인 조사, 2023.01.09.~01.16).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분석하며 한국교회 신앙의 추세로 ‘온라인 신앙화’와 ‘교회 신앙 활동의 약화’를 꼽았다. 다만, 이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기보다는 이미 이전부터 신자 개인의 종교와 신앙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었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를 고착화했다고 봤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신앙의식 조사’는 3차 조사 이후 5년 주기로 조사하고 있는데, 이번 5차 조사(2023)는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는 지난 1월에 조사를 했다”며 “코로나19의 영향력과는 별개로 종교와 신앙에 대한 인식은 2012년을 변곡점으로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지난 보고서에서 일부 읽을 수 있었고, 이번 분석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더욱 굳어지고 심화하는 징후들이 여러 포착됐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서울:대한기독교서회. 2023.06.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2,000명, 비개신교인 1,000명, 온라인 조사, 2023.01.09.~01.16).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이는 이번 조사 응답자의 60%가 ‘주일 교회 활동으로 예배만 드리고 있다’고 답했는데, 2012년 조사 당시보다 11%p가 증가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또 현재 교회에서 친교, 사역, 봉사 등의 활동을 하는 교인의 17%가 ‘지금보다 활동을 줄이거나 안 하고 싶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5년 전 조사 결과보다 6%p 증가한 수치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이에 “전반적으로 신자들의 교회에 대한 관여도, 즉 관심과 몰입도가 현저히 약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로 신자들의 교회에 대한 충성도도 따라서 약화할 것이며, 교회의 여러 행사 혹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참여자, 봉사자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교회에 대한 관여도가 약화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신자 간 관계성을 증진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고 제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9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 패널을 활용한 개신교인의 지역·성·연령별 비례할당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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