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강화 위한 1급 대변인 두 달, 실제 효과는 물음표

장정욱 2023. 9.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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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통·홍보 강화를 목적으로 7개 부처에 도입한 1급 대변인 제도가 일부 부처에서는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급 대변인제 시행 2개월 정도 지난 현재 일부 부처 경우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대변인과의 '스킨십(접촉)'이 줄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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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홍보 강화 목적 1급 대변인 도입
1급에 걸맞은 격식 강조하다 보니
일부 부처 기자-대변인 스킨십 줄어
자칫 지위 격상으로 거리감만 커질라
정부세종청사 내 한 부처 대변인실 모습. ⓒ데일리안 DB

정부가 소통·홍보 강화를 목적으로 7개 부처에 도입한 1급 대변인 제도가 일부 부처에서는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제도 시행 두 달 가까이 지나면서 오히려 대변인 역할이 실종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부는 지난 7월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대변인을 기존 국장급(2급 이사관)에서 실장급(1급 관리관)으로 승격했다. 대국민 정책 홍보 강화를 목적으로 진행한 직제 개편은 ‘기존 대변인을 승진 임명하지 말라’는 대통령실 권고가 더해지면서 힘 있는 대변인에 관한 관심을 키웠다.

1급 대변인제 시행 2개월 정도 지난 현재 일부 부처 경우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대변인과의 ‘스킨십(접촉)’이 줄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경제부처 A 대변인 경우 과거에 대변인을 지낸 인물이다. 언론 상대 경험이 많다 보니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대가 많았다.

그런데 정작 A 대변인은 취임 이후 얼굴을 보기 더 힘들어졌다. 주로 장관 일정을 함께하다 보니 기자들과의 접촉이 오히려 줄었다. 서울에서의 일정이 많아 정부세종청사 대변인실은 비어있기 일쑤였다.

갑작스러운 만남, 이른바 ‘번개’ 모임을 싫어하는 것도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자와 대변인은 업무 특성상 각자 약속이 많다. 이 때문에 대변인들은 보통 시간이 나게 되면 즉흥적인 자리를 수시로 만들어 기자들을 만난다. 그런데 A 대변인은 이런 자리를 무척 부담스러워한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대변인이 너무 격식을 따지는 것 아니냐고 꼬집는다. 1급이라는 자리에 걸맞은 절차와 형식을 기대한다는 건 대변인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해당 부처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대변인이란 자리는 기자들이 부담 없이 만날 수 있어야 하는 데 지나치게 형식과 절차를 강조하면 일반 부서 공무원들과 다를 게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1급 대변인을 둔 다른 부처는 예고했던 브리핑을 갑자기 취소하면서 논란을 낳기도 했다. 브리핑 시간 30분을 남겨두고 출입기자단에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하는 바람에 기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브리핑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기자들은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

특히 브리핑 취소 과정을 설명하면서 대변인실과 해당 실·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자 결국 기자단이 대변인 정례 브리핑을 거부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소통을 강화하자고 격상한 대변인 제도가 오히려 불통을 낳는 꼴이 됐다.

대변인 1급 격상으로 3급(부이사관) 홍보담당관과 서열 격차가 커지자 ‘부대변인’이라는 2급 자리를 새로 만든 부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과거 대변인이 하던 역할을 1급이 하고, 3급이 하던 일을 2급이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3급 홍보담당관은 역할을 애매해졌다.

물론 모든 1급 대변인이 그런 건 아니다. 대변인 지위가 높아지면서 기자들이 실·국을 대상으로 취재할 때 인터뷰 등 협조 요청이 수월해진 곳도 있다. 대변인실도 현업 부서에 업무 협조를 요청하기 쉬워졌다고 한다.

두 달 남짓이란 길지 않은 시간으로 1급 대변인 제도의 성공과 실패를 예단하는 건 무리다. 다만 소통이라는 건 결국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고, 이는 만남과 대화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부처 대변인 출신 한 고위 공무원은 “대변인은 직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자리,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편하게, 격식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성격인지가 더 중요하다”라며 “기자들과의 스킨십을 꺼리거나 부담스러워하면 오히려 1급 격상으로 거리감만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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