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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중대장 시절 부대원이었던 조평훈씨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신 후보자에게 1985년 박격표 오발로 인한 '이일병 사망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증언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중대장 시절 부대원이었던 조평훈씨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신 후보자에게 1985년 박격표 오발로 인한 '이일병 사망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증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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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중대장 시절 부대원이었던 조평훈씨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년 전 'A 이병 오발탄 사망 조작 은폐' 사건과 관련해 공개 증언했다. 당시 사고 장면을 목격했던 그는 "1소대 장병들 위로 60mm 박격포 포탄이 떨어졌다"라며 "박격포 운용 책임은 중대장에게 있다. 즉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신원식"이라고 강조했다.

27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관해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조평훈씨와 군 의문사 유가족이 참가했다. 또 추모연대 진상규명특별위원회, 고려대 강제징집피해자모임, 서울대 강제징집피해자모임, 강제징집 녹화·선도 공작 진실규명추진위원회 등이 함께했다.

조씨는 "1985년 10월 24일 훈련 마지막 날이 왔다. 훈련은 고지 7~8부 능선에 박격포 포탄이 떨어진 뒤 고지 아래쪽에 있는 소대원들이 4인 1조 돌격조를 이뤄 고지를 탈환하는 훈련이었다"라며 "소대원들은 박격포탄이 날아오는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돌격 명령을 기다리던 1소대 장병들 위로 포탄이 떨어졌다"라며 "다급히 A 이병 쪽으로 갔을 때 그 몸은 반쪽이 돼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훈련은 곧 중지됐다"라며 "악몽 같은 하루가 지난 이튿날, 중대장 신원식 대위가 중대원들을 모아 'A 이병은 훈련 중 불발탄을 밟고 사망했다. 허튼소리 하지 마라'(라고 입단속 했다)"고 증언했다.

조씨는 당시 병장이자 M60 사수로 훈련에 참가해 사고를 지켜본 목격자다. 38년 동안 조작·은폐 사실을 기억하고 있던 그는 2020년 9월 14일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진상규명을 요청했던 진정인이기도 하다.

조씨의 이날 증언은 자신의 기억과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아래 군사망진상위)의 결정문을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군사망진상위는 결정문에서 "부대원들의 공통된 진술 등을 고려하면, 망인의 사망은 훈련 과정에서 불발탄을 밟아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거리 측정 없이 급격하게 사격된 박격포 포탄에 의해 사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라며 "망인의 소속 부대 지휘관과 간부들은 망인의 사인을 불발탄을 밟아 사망한 것으로 왜곡·조작함으로써 사고의 지휘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중대장 시절 부대원이었던 조평훈씨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신 후보자에게 1985년 박격표 오발로 인한 '이일병 사망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중대장 시절 부대원이었던 조평훈씨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신 후보자에게 1985년 박격표 오발로 인한 '이일병 사망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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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지난 지금도 동생의 의문사, 가슴 아파"

1983년 소총 3발을 맞고 의문사한 서울대생 고 한희철씨의 누나 한영희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내 동생 희철이의 부대 동료 중 누군가가 나서서 사실과 정황을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라며 "40년 지난 지금 아직까지도 의문사라 불리는 내 동생 죽음에 가슴이 아프다. A 이병 사건에 대해 증언해주신 조평훈씨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을 조작·은폐한 가해자가 있고 은폐로 가려진 사망 피해자의 유가족이나 지인은 40년 넘는 세월 동안 고통을 겪고 아픔과 슬픔 속에 살고 있다"라며 "은폐로 거짓의 중심에 섰던 책임자가 국방부 장관이 된다면, 이 땅의 많은 부모가 어떻게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낼 수 있겠느냐"고 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양창욱 김두황 열사 추모사업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평훈씨를 통해 증언자들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을 우리는 알 수 있었다. 진실을 말하는 순간 자신들이 속한 조직에서 이들은 철저히 이방인이 됐다"라며 "더 용기 내 주는 사람이 없다면 증언자들은 더 고립된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독재정권과 권위주의 정권에서 발생한 과거 사건들의 증언자들이 더 이상 외롭게 혼자 투쟁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그 시작으로 조평훈씨의 투쟁에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보탰다. 

[관련기사]
- [단독] 신원식 중대장 시절 '부대원 사망' 조작 결론 https://omn.kr/25dio 
- [단독] '불발탄 조작' 목격 부대원 "신원식 두렵지만, 진실 밝히고 싶었다" https://omn.kr/25el4
- 신원식, '부대원 사망 조작' 보도 관련 <오마이뉴스> 고소 https://omn.kr/25fb2
- [단독] '불발탄 사망 조작', 유족에 30만원 주고 '각서' 받았다
https://omn.kr/25fc9

태그:#신원식, #조평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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