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패러다임 바꿨다...삼성전자, LPCAMM 최초 개발
삼성전자가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D램 기반 모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가 열리면서 패러다임 변화에 속도가 붙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상대적으로 조용하던 D램 시장에서도 마침내 본격적인 진화가 시작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초당 7.5기가비트(Gb) 전송속도를 갖춘 LPCAMM 개발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LPCAMM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모듈로 차세대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인 LPDDR5X와 전력관리칩(PMIC), 과전압방지칩 등을 하나로 묶은 개념이다.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인텔 등 주요 고객사와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LPDDR은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저소비전력 D램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모바일용 D램 LPDDR5X를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그동안 D램을 PC나 노트북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메인보드에 직접 심거나 DDR 기반 모듈 형태로 넣는 방식(So-DIMM)이 사용됐다. D램을 직접 심는 경우 크기를 적게 차지하고 전력을 적게 쓴다는 장점이 있지만 D램만 교체하는 것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기존 모듈 방식의 경우 탈부착이 가능하지만 전송 속도나 공간 효율화 등에서 물리적 개발 한계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은 업계에서 차세대 규격으로 부상한 CAMM 방식을 LPDDR D램에 적용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면적은 기존 방식과 비교해 최대 60% 이상 줄였다.
당장 노트북 두께를 줄이기 위해 업계에서 LPCAMM을 채택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두께가 얇은 울트라씬 노트북 출하량이 올해 1억2400만대에서 2027년 2억19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모듈 대비 성능은 최대 50%, 전력효율은 최대 70%까지 향상됐다. 삼성은 모바일 기기를 넘어 AI·고성능 컴퓨팅(HPC)·서버·데이터센터 탑재까지 염두에 두고 LPCAMM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D램의 새로운 사용처가 열린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잇따라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한 엔비디아 등 시스템 반도체에 넘어간 패권이 다시 메모리 반도체로 넘어올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소품종 대량생산, 범용 제품을 넘어 점차 다양한 고성능 D램·HBM 시장이 열리고 있다”면서 “성능보다는 가격으로 승부하던 메모리 반도체 게임의 법칙이 바뀌는 것”이라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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