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 매각 검토에..."이럴거면 합병 왜 하나요?"
[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이 유럽 연합 경쟁 당국에 합병 시정조치안을 내놓아야 할 날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미 1조가 넘는 합병 비용을 투입했지만 알짜 사업을 모두 떼어낼 위기라 양사 합병 실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물 전용 항공기 11대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화물사업에서 3조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전체 매출 5조6천억원의 절반이 넘습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이 이 핵심사업을 매각하는 내용의 합병 시정조치안을 곧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유럽연합은 양사 합병으로 유럽과 한국간 모든 화물운송 서비스 경쟁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며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이와함께 14개 유럽 노선 중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도 포기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EU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내년 초로 예정된 EU의 합병 심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국부유출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포기한 화물사업과 항공 슬롯의 상당수는 해외 항공사로 넘어갈 수 있어섭니다.
또 알짜 사업과 노선을 모두 넘겨주면 아시아나항공 회생 의미가 퇴색되고, 통합 항공사의 경쟁력도 훼손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 아시아나가 운항하는 것의 3분의 2는 내놔야만 합병이 될 거라고 이미 다들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면 우리가 왜 인수합병을 해야하냐 이런 문제제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거고...]
이런 우려에도 대한항공의 통큰 양보는 조원태 회장의 인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합병 성공을 위해 끝까지 밀고 나갈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조원태 / 한진그룹 회장 (지난 6월 5일, IATA 연례총회):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100% 진심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 2020년 1.8조를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대한항공은 EU 이외에도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의 합병 심사 승인도 남겨두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당국도 호락호락하지 않아 추가적인 양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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