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데리 아저씨’ 박순혁 “기관-감독당국 ‘공매도 카르텔’ 혁파 시급”

이복현 원장 거론 “2차전지 판단 자격 없다” 저격
“거래소, 공매도 수기관리해 불법 방조” 등 주장
한투연, 추석 이후 금융위 대상 민사소송 예고

26일 강훈식·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매도,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2차전지 관련주 투자 열풍을 주도해 일명 ‘밧데리 아저씨’로 불린 박순혁 작가가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는 것보다 금융기관과 감독당국의 카르텔을 혁파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국회가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순혁 작가는 26일 강훈식·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매도,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 발표자로 참석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주권자인 국민의 권한 위임을 일절 받은 바 없으면서 금융 관련 엄청날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박 작가는 금융당국이 공매도 기관을 위해 한 일이라며 2차전지 과열 지적과 KB자산운용의 2차전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승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불허 등을 지목했다. 특히 2차전지 관련주의 이상 과열을 지적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직접 거론하며 개별 주식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할 능력도 자격도 없다고 저격했다.

그는 “개별 주식이 싸고 비싸고를 판단하는 것은 여의도에 애널리스트라고 불리는 전문가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평생을 검사 생활을 했던 이복현 원장이 할 수 있는 내용의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치 본인이 개별 주식의 고평가·저평가 요구에 대한 재단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해 2차전지 주가를 크게 떨어뜨리고 그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을 받는 문제는 반드시 시정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박 작가는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선 기관·외국인·개인에게 동일하게 3개월 의무 상환 기간을 적용할 것과 동일한 담보 비율을 적용할 것 등을 촉구했다. 특히 공매도 관리 전산화가 시급하다며 거래소가 공매도를 수기 관리해 불법을 방조·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도 공매도 제도 개선 문제와 관련 금융당국을 직접 비판하며 향후 법적 대응까지도 예고했다.

정의정 대표는 “저는 공매도에 대한 부실 대응과 개인 투자자 보호 방침에 의해 천문학적 국민 피해를 조장한 금융위원회에 대한 손해배상 민사소송 소장을 추석 지나고 바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매도가 불공정행위와 결부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기업 내부자가 악성 정보를 미리 알고 공매도를 먼저 했다든가 주가 조작 세력이 주가의 하방 조작을 위해 공매도가 활용됐다든가 하는 불공정 행위와 결부될 가능성이나 근거가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 등 일반 투자자들이 다수 참석해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대표 발언에 호응하는가 하면 행사에 참석한 거래소 관계자를 향해 개별 사안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의견 피력을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