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물가에 체감 경기까지 ‘뚝’…수출은 1년 연속 감소 우려
수출 침체에 국제 유가 급등 영향
4분기 제조업 경기 전망 부정적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마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가격·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 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7로 지난달보다 3.4p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경기에 대한 판단이나 전망 등을 조사해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물가수준전망지수(147)는 가공식품, 외식서비스 등 상승 폭은 둔화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 폭 축소, 농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진입하면서 전월과 같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호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및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인상으로 체감 물가가 덩달아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위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외적인 상황도 여전히 좋지 않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수출 부진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제조기업들이 올해 남은 4분기 경기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전국 2282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인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4분기 BSI 전망치는 84로 전 분기(91) 대비 7p 하락했다. 2분기 연속 하락한 데 이어 하락 폭도 커진 모습이다.
부문별 BSI는 내수(90→84), 수출(94→83) 모두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중국 경제와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지연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인상이 수출 회복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대 주력품인 반도체를 포함한 IT·가전(78), 철강(76), 정유·석유화학(73) 업종 전망치는 70대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수출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세청이 발표한 9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을 보면 359억5600만 달러로 9.8% 증가했다. 하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7.9% 줄었다.
수출 개선 실상이 어떤 근본적인 원인 해소가 아닌 단순히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많았던 이유라는 뜻이다. 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3분기까지 우리 경제가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출 부문은 하반기에 기대했던 대(對)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이 침체를 지속하면서 경제 성장동력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내수 부문 역시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총수요를 크게 확장할 여력이 없다는 평가다.
현경연은 “지난해 하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지는 ‘지표상 상저하고’가 예상된다”며 “이는 시장에서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정부는 최근 성장 둔화·수출 부진은 대외여건 악화에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갈수록 성장세가 점차 강화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수출은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내년 수출도 글로벌 교역량 증가, IT 중심 제조업 개선 등으로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성장률은 상반기 2배 수준으로 반등, 내년 성장률은 주요국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2% 초·중반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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