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스플레이, 무기발광디플 선점해야 세계1위 탈환"

26일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보고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세계 1위를 되찾으려면 차세대 무기발광(i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6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산업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30년 이후 마이크로·나노 발광다이오드(LED), 퀀텀닷(QD) 등 i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전망치를 보면 iLED 시장 규모는 2026년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에서 2045년 800억달러(약 107조86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45년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40%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된다.

iLED는 무기 소재를 발광(빛을 냄)원으로 삼는다. 액정표시장치(LCD)는 물론 유기 소재를 쓰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수명이 길고 휘도(밝기)는 높다. 메타버스, 헬스케어, 스마트홈, 자율주행 등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5월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발표를 통해 2027년 디스플레이 세계 1위 탈환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iLED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용필 산업통상자원부 첨단산업정책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에이드 CBD 회의실에서 열린 무기발광 산업육성 얼라이언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경쟁국들은 iLED 시장 선점 경쟁을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 조사 결과 중국, 대만, 미국 등 작년까지 진행된 글로벌 투자 규모는 약 100억달러(약 13조원)다. 한국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화소 생산 능력 등 핵심 생태계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 위기에 빠져 있다는 이야기다.

iLED 디스플레이는 유리 기판 위에 만드는 OLED와 달리 웨이퍼(반도체 원판) 공정 작업을 거친다.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와 패널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면 시장 경쟁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협회는 분석했다. iLED 산업 경쟁력 확보하려면 화소·패널·모듈과 소재·장비 기술뿐 아니라 단위 기술 집적을 통한 상용화 기술개발을 해야 한다. 민간 투자위험 분담과 대규모 정부 지원이 받쳐줘야 한다.

이동욱 협회 부회장은 "iLED 주도권 다툼이 시작돼 시간이 곧 경쟁력인 현 상황에서 1년 이상 투자 지연 시 디스플레이 산업 주도권 유지를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OLED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17년간 디스플레이 1위를 유지한 저력을 보유한 우리에게 정부의 지원까지 뒷받침된다면 iLED 디스플레이를 바탕으로 세계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3월부터 2028년 2월까지 5년간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7월부터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표준화 기반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2026년 12월까지 3년6개월간 사업을 진행한다. 협회 측은 "앞으로도 iLED 기술 개발 및 선점을 위한 예비타당성 사업을 추진하고 기술 확보 차원에서 국제 협력을 하는 동시에 대-중소기업 협의체를 운영해 자립 공급망 구축 지원을 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