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희토류 무기화에 떠오르는 베트남…현지 진출 국내 기업 눈길
전기차, 풍력발전 등 미래 에너지산업의 핵심 소재 ‘희토류’를 둘러싸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 다음으로 풍부한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희토류 자원 부국이다. 현재의 중국 독점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베트남은 더욱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에 매장된 희토류 양은 2200만톤으로 전 세계 2위를 차지하지만, 생산량은 6위인 연간 4000톤 수준에 그치고 있다.
베트남 희토류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1위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선언으로 전 세계 각국이 대체 시장 발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지난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희토류 산업의 발전을 위한 베트남의 투자 유치를 위한 상호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은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세계 최대 광산과 경쟁할 수 있는 베트남 광산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의 계획에는 VTRE사가 채굴권을 갖고 있고 세계 최대 광산 중 하나로 분류되는 동파오(Dong Pao) 광산이 선정됐다.
동파오 광산과 관련해 베트남 VTRE의 루안투안(Luu Anh Tuan)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VTRE는 동파오 광산의 광석 추출부터 네오디뮴 금속 제조까지 전체 희토류 산업에 역할을 맡아 수행할 계획”이며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공장은 연간 5000톤의 산화물 정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동파오 광산의 희토류 산화물 정제를 위해 연간 1만5000톤까지 수용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호주 블랙스톤(Blackstone)사 임원인 테사 컷쳐(Tessa Kutscher)는 베트남 동파오 광산에 1억 달러 규모의 가치가 있는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베트남 희토류 산업 발전 프로젝트는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월 정부는 베트남 정상회담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같은 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도 베트남 지질총국와 ‘핵심 광물자원 활용 기술 개발 및 국내 기업의 현지 자원산업 진출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외 기업들의 행보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에 금속 공장을 설립한 성안과 국내 최초로 베트남산 희토류 산화물을 이용해 밸류체인을 완성한 세토피아가 대표적인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초 희토류 신사업을 추진해 온 성안은 지난 20일 희토류 금속 시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양산 및 판매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빈증성 전력국으로부터 네오디뮴(NdPr) 금속 가공 시 필요한 대규모 전력 3000KW(킬로와트)도 공급받기로 했다.
현재 빈증성 공장에서는 연간 144톤의 네오디뮴 금속 생산이 가능하다. 성안은 추가 생산설비를 들여와 올해 10월까지 720톤, 내년에는 최대 2000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성안은 고부가가치로 평가받는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기존 섬유 사업을 영위하던 대구공장을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공장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세토피아는 베트남 희토류 원료기업 VTRE(Vietnam Rare Earth JSC)와의 합작 투자법인 지씨엠(GCM Global Critical Material Limited.)을 중심으로 희토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VTRE는 베트남 하남성 푸리시에 위치한 희토류 제련 전문기업으로, 채굴권을 보유한 동파오(Dong Pao) 광산이 세계 최대 광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동파오 광산 외에도 남세(Nam Xe), 옌푸(Yen Phu), 벤덴(Ben Den) 등 총 4곳의 광산 채굴권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VTRE가 자체 보유하고 있는 벤덴(Ben Den) 광산은 테르븀(Tb), 디스프로슘(Dy) 등 부가가치가 높아 고가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중희토류가 매장돼 있으며 희토류 산화물 기준 약 1만5000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토피아는 VTRE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GCM의 자회사 GCM Vina 베트남 현지 법인과 공장을 설립 중이다. 설립 후 10월 말 첫 테스트 네오디뮴 금속을 생산하게 된다. 테스트가 끝나면 VTRE로부터 산화물을 공급받은 GCM은 현지법인 GCM Vina에서 네오디뮴 금속을 생산해 국내로 가져오면 KCM인더스트리에서 네오디뮴 영구자석 분말로 가공하고, 이후 NS월드에서 네오디뮴 자석을 생산하는 구조다.
세토피아 관계자는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GCM 비나 베트남 공장 설립, 네오디뮴 금속 생산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VTRE와 더욱더 긴밀히 협력해 세계의 이목이 베트남에서 끝나지 않고,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독자적인 기술력을 개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영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희토류 업계 관계자는 “성안과 세토피아는 베트남 희토류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사업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며 “정부가 베트남과 희토류 관련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국내 기업들의 희토류 사업도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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