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간 노란넥타이’ 윤종규號 KB의 시작과 끝 ‘지배구조’

이호연 2023. 9. 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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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9년 동안 맸던 노란 넥타이를 풀게 되며 끝으로 남긴 메시지는 역시나 지배구조였다.

수장으로 자리할 당시 KB금융의 가장 큰 난맥상이었던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낸 장본인이 윤 회장이었음을 떠올리면, 그의 임기는 시작과 끝이 사실상 수미상관이었던 셈이다.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 온 윤 회장은 외풍에도 탄탄한 지배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양종희 차기 회장에게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넘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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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두고 마지막 간담회
CEO 연임에 대해 소신 발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KB 금융 CEO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9년 동안 맸던 노란 넥타이를 풀게 되며 끝으로 남긴 메시지는 역시나 지배구조였다. 수장으로 자리할 당시 KB금융의 가장 큰 난맥상이었던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낸 장본인이 윤 회장이었음을 떠올리면, 그의 임기는 시작과 끝이 사실상 수미상관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시대의 변화를 담아 나가야 한다는 윤 회장의 마지막 주문에 금융사 지배구조의 업그레이드는 후임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최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

오는 11월 퇴임을 앞둔 윤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거침없이 답변했다. 윤 회장은 이날 “각 회자의 상황에 맞게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KB금융은 어느 회사 보다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에 더 신경써왔다”고 강조했다.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 온 윤 회장은 외풍에도 탄탄한 지배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양종희 차기 회장에게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넘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치 논란으로 잡음이 불거졌던 타 금융그룹의 수장들과 달리 윤 회장이 금융당국을 의식하지 않고 소신 발언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인정한 KB금융의 승계 프로그램은 윤 회장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KB금융은 2014년 은행의 주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회장과 행장의 내분이 일어나 사내 위기감이 고조됐다. 일명 ‘KB사태’다.

윤 회장은 같은 해 11월 구원 투수로 등판, 회장과 은행장을 3년 간 겸직하며 KB금융 재건에 나섰다. 내부 불신과 자괴감이 팽배하던 시절이었다. 윤 회장은 “회장 취임 후 당시 축하보다 걱정을 많이 해주셨던 시기였다”며 “취임 후 첫 3년은 리딩뱅크로 돌아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회상했다.

결국 ‘리딩뱅크’를 탈환한 KB금융은 이후 3년은 전략적 인수합병(M&A)로 리딩금융 반열에 오른다.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현 KB손보),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 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을 인수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2017년에는 사상 최초로 3조원대 순익을 달성한다.

세 번째 임기인 2021년에는 부회장 제도를 부활시키며 본격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당시 윤 회장은 양종희 내정자를 시작으로 허인・이동철 부회장을 자리에 앉혔다. 3인의 부회장은 이를 통해 주요 사업 부문장을 역임하며 폭넓은 업무 경험을 쌓고, 준비된 회장 후보로 발돋움 했다.

또한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이사회를 3단계를 나눠 선임하고, 후보 추천은 주주와 외부 기관에 맡겼다. 차기 회장 내・외부 후보자군은 매해 반기별로 관리해왔다.

윤 회장은 간담회에서도 “KB금융은 CEO를 배제하고 사외이사가 독자적으로 의사결정 하는 체계를 갖췄다”며 CEO가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역설했다. 금융사 CEO 연임에 대해서는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0여년이라는 점을 들어 국내 금융사의 단기 연임 체제에서는 글로벌 탑 티어가 되기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민감한 화두에 대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은 윤 회장은 양 내정자에게 더 나은 KB금융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취임 후 9년간 노란색 넥타이만 착용했다는 윤 회장은 “그 자체로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회장은 남은 임기 55일간 인수인계에 매진하며 빛나는 퇴장을 준비한다. KB금융은 윤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11월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양 내정자를 회장으로 공식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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