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약한 고리 해결 나섰다…삼성·하이닉스 출신 행보 눈길
국내서 생소하던 IP 사업 시도
하이닉스에선 젊은피 3인방 뭉쳤다
창업 지원 통해선 소부장 기업 탄생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70% 점유율(D램 기준)을 차지하는 강국이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선 점유율이 3%에 불과하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이 약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들이 창업을 통해 해당 영역에서 활발한 사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들은 주로 시스템 반도체 업무 경력을 토대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차별화된 기술과 고급 인재 확보가 성공 핵심 열쇠로 꼽히기 때문이다. 시스템 반도체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시장 참여 기회가 늘어난 점도 요인이 되고 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 출신인 이성현 대표가 2017년 설립한 곳이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설계자산(IP)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76년생으로 삼성종합기술원(현 SAIT)과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 부서인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총 18년간 일했다.
그는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시리즈를 개발하다 IP 중요성을 체감한 뒤 2015년 회사를 나와 2년간 준비 끝에 국내에서 손꼽던 IP 업체를 차렸다. 이후 기술 개발에 힘쓴 결과, 현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협력사로 두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과 LX세미콘 등 다양한 국내외 고객사에도 IP를 공급하며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회사가 설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현대자동차그룹 투자를 받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도 삼성전자 출신과 연관이 있다. 1965년생인 박재홍 보스반도체 대표는 모토로라, IBM을 거친 뒤 199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3년간 일하며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오랜 경력을 토대로 업계 떠오르는 분야인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에 나섰다. 현재 모바일, 전장용 시스템온칩(SoC) 설계 역량을 토대로 미래 자동차에 쓰일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현대차·기아에 20억원 규모 후속 투자를 받으며 맞춤형 반도체 개발을 위한 협력 체제를 갖췄다.
SK하이닉스에선 같은 팀에 근무하던 3인방이 의기투합해 팹리스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메티스엑스는 김진영 최고경영자(CEO)와 김도훈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주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핵심 창업자로 김 CEO와 김 CTO는 1980년생, 김 CPO는 1981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피에 속한다. 특히 김 CEO는 41세 나이에 SK하이닉스 부사장이 돼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단 인물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일하다 SK하이닉스에서 같은 팀으로 만나 차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아키텍처를 설계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지난해 회사를 창업한 뒤 차세대 연결 표준으로 꼽히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기반 스마트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주문형 반도체 칩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초엔 85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SK하이닉스 출신 소부장 기업들도 늘고 있다. 회사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하이개라지)을 통해서다. 2018년부터 진행된 하이개라지를 통해 총 28개 반도체 소부장 스타트업이 창업을 시도, 그중 79%가량인 22팀이 현재까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개라지를 통해 2020년 설립된 올도완은 SK하이닉스에서 20년간 일하며 반도체 포토 공정(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공정) 연구를 해오던 1975년생 심재희 대표가 세운 곳이다. 현재 평탄화 공정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같은 1975년생으로 SK하이닉스 포토 소재 전문가였던 이성재 대표는 첨단 소재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MHD를 설립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부에서 일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아니면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보니 직접 소부장 분야에서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을 통해 국산화, 다변화했을 때 원가 절감이 되고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있다 보니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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