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무리한 ‘빚투’ 막으려면 재무관리 교육 필수”

금융투자협회 산하 금융투자교육원 한재영 원장
미국 18개주에서는 고교 내 개인재무관리 교육 의무화
어린이·청소년 대상 금융투자 교육 집중…직장인 대상 연금교육도 활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사회 문제로 불거진 2030세대 '빚투(빚내서 투자)' 문제도 개인 재무관리(personal Finance)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걸로 생각합니다."

한재영 금융투자교육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어려서부터 제도적이고 체계적인 금융투자교육을 받지 못한 탓에 생애주기에 맞는 투자를 하고 탄탄하게 자산을 잘 쌓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재영 금융투자교육원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융투자교육원은 금융회사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금융투자협회 산하 기관이다. 금융사, 기관 투자자 등 전문가 대상의 전문적인 금융투자 교육을 하는 곳이다. 더불어 일반인들이 성공적인 생애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투자 마인드를 형성하는 교육도 진행한다.

한재영 원장은 올해부터 일반인 대상 금융투자 교육에 중점을 두고 '직장인 연금교육'과 '청소년 금융 투자교육'을 진행해왔다. 그는 "일반투자자들이 테마주에만 몰리거나 빚내서 투자하는 불건전한 투자습관을 버려야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더 커지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단기적으로는 테마주 거래를 해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결국엔 손해를 보고 나가게 된다"며 "투자의 개념을 어릴 때부터 교육하는 게 금융투자교육원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같은 경우에는 개인이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개인재무관리 교육을 필수교육으로 시키는 주(州)가 늘어나고 있다"며 "용돈관리부터 시작해서 은행, 보험, 카드에 대해서 가르치고 신용관리와 투자까지 이어지도록 한다"라고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인재무관리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현재 18개주에서 고등학교 내 개인재무관리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체 고등학생 중 40.5%에 해당한다. 개인재무관리 교육은 수입과 지출, 저축과 투자, 신용관리, 위험관리 등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한재영 원장은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금융투자 교육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합리적인 금융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대출의 위험성부터 투자의 진정한 의미까지 이해하고 스스로의 금융투자생활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제대로 해보자고 생각해서 얼마 전에 교육부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돌봄 시간 등을 이용한 교육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또 하나 한재영 원장이 역점을 두는 부분은 은퇴 이후 삶의 바탕이 되는 퇴직연금 교육이다. 한 원장은 "아직도 많은 분들이 퇴직연금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으면서 노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은퇴를 앞둔 직장인들에 대한 연금교육이 중요하다고 보고, 연금콘텐츠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교육원은 '연금종합 콘텐츠'로 영상 및 웹북을 제작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다양한 연금상품 이해, 실용적인 연금투자 정보와 방법을 알려준다. '은퇴 후 연금으로 평생 월급 만들기' '국민연금 받을 때 세금 완벽 정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연금계좌를 만났을 때, 어떤 혜택이 있나요' 등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연금 관련 콘텐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무료로 퇴직연금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한 원장은 "은퇴가 임박한 시점에는 재산 증식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온라인 콘텐츠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들이 직원들을 위해 연금교육을 신청하면 회사를 직접 방문해 강의를 해주는 프로그램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