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장, 러시아에 넘어가나…러 장관 “우리 기업 인수할 것”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이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공장을 러시아 기업이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2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만투로프 장관은 카자흐스탄 이노프롬 산업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 인수와 관련해 이미 모든 결정이 내려졌다”며 “인수 기업은 국내(러시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기업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러시아 기업으로의 현대차 공장 인수가 확정됐다고 알린 것이다.
만투로프 장관은 공장의 매각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들(현대차)은 옵션을 계획하고 있지만, 대통령령을 고려하면 (유효기간이) 2년으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공장을 매각한 후 되살 수 있는 권리(바이백)를 행사하는 것이 2년 내로만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내 사업을 철수한 다수의 기업은 바이백을 조건으로 걸었다. 지난해 10월 일본 자동차 기업 닛산은 6년 내 되살 수 있는 바이백을 조건으로 1유로(약 1400원)에 공장 등 자산을 러시아 국영 자동차개발연구소인 ‘NAMI’에 넘겼다.
다만 현대차는 매각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5일 “러시아 공장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HMMR)은 2010년 지어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생산 공장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제재하며 핵심 부품인 반도체 등의 반입이 어려워졌다. 이 결과 2021년 23만4150대를 생산했으나, 지난해엔 4만4163대 생산에 그쳤다. 올해는 단 한 대도 생산하지 못했다. 주력 생산 차종은 현대차의 솔라리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 기아의 리오 등이었다.
공장 가동 중단으로 현대차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HMMR은 지난해 230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순손실 규모도 2270억원이 넘었다. 한때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28.7%, 2021년 8월)를 차지했지만, 전쟁 이후 판매량이 줄었다.
러시아 현대차 생산공장의 매각 및 재가동 여부를 놓고 타스 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엇갈린 보도를 이어왔다. 러시아 자동차 업체인 아브토바즈나 연구소 NAMI 등에 매각되거나, 러시아 정부가 현대차 자산을 국유화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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