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 도중 코피 쏟은 尹…“확신 갖고 몸던져 뛰면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과 엑스포가 바로 우리 것이라고 확신하고 몸을 던져 뛰면 결국 우리 것이 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 18∼23일 미국 뉴욕 방문 성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대충 노력하면 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 한 당부였다. 윤 대통령은 이번 뉴욕 방문에서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41개의 양자 회담, 뉴욕대 디지털 비전 포럼 연설, 지역별 정상 그룹 오·만찬 등 총 48개의 외교 행사를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런 순방내용을 설명한 뒤 “47개국 정상들을 만나 2030년 부산엑스포 개최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름도 생소한 국가의 정상들에게 수차례 허리 숙여 인사했다. 국무위원들에게 유엔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무탄소(CF) 연합’, 뉴욕대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제시한 ‘디지털 권리장전’ 등의 후속 조치 마련을 지시한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과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며 “5000만명 규모의 우리 내수 시장이 5억명, 50억명 규모의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야한다”라고 독려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교류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이 무력 침공을 감행해 전쟁을 일으키고, 안보리 결의를 버젓이 위반해 핵 개발에 몰두하는 정권을 방치하고 도와주는 현실이 지속된다면, 현 유엔 안보리의 자기모순에 대한 비판과 개혁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음을 강력히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교권 보호를 위한 법률공포안이 상정·공포됐다. 윤 대통령은 “교권을 보장하고 정당한 교권 행사를 법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금지행위 위반으로 보지 않고 징계와 처벌이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교권이 보장될 때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도 보장되는 것”이라며 “교육부와 관계부처는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교육 현장 정상화에 더욱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국무회의 도중 코피를 흘려 급히 지혈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회의 주재 도중 코피를 꽤 많이 쏟으셔서 다들 놀랐다”고 전했다. 다른 참모는 “과로한 것 같다. 건강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에서 귀국한 지난 23일 저녁 곧바로 헬기를 타고 충남 공주시에서 열린 대백제전 개막식에 참석했고, 25일엔 용산 어린이정원에서 열린 ‘추석맞이 팔도 장터’에 방문했다.
이날도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치고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준 뒤, 참모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소비 진작, 경제 활성화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하루 이틀이라도 쉬셔야 한다는 참모들의 말에도 쉼 없이 민생에 올인하는 분위기“라며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로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 결과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한 입장, 셔틀 외교, 한·중 간 교역, 문화, 인적교류 확대, 경제 부처 간 교류 등에 관해 보고받았다. 이어 관련 토론도 진행했다. 한·중 셔틀 외교가 언급된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 같은 의미는 아니다”며 “양국 공직자 간에 장관급, 실무자급 등 각급에서 교류를 조금 더 확대하자는 취지의 한 총리의 말씀”이라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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