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50세 이상은 실명 예방을 위해 정기적 안과검진 중요

한국망막학회 김중곤 회장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2023. 9. 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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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망막학회 김중곤 회장/한국망막학회 제공
매년 9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세계 망막의 날로, 국제망막연합(Retina International)이 망막 건강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관련 질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했다. 망막은 안구내 안쪽에 위치해 빛을 감지하고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조직으로 카메라에 비유한다면 필름에 해당되는, 시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위다.
국내 3대 실명유발 질환은 유병률 순서에 따라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의 세가지이다. 최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해당 질환들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국내 만 40세 이상에서 당뇨망막병증 유병률은 19.6%, 나이관련 황반변성 13.4%, 녹내장 3.4%이었으며, 모두 연령이 높을수록 그 유병률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실명은 환자에게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리적인 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질환에 대한 인지도 및 사회적 관심은 낮은 실정이다. 실제로 망막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본인 질환 인지율 정도를 보면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는 3.5%, 녹내장 환자는 25.8%였으며, 당뇨병 환자 중 눈 관련 합병증 확인을 위해 검사 받은 비율이 23.5%에 불과했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에 노출된 망막 모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안구내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망막 중심부인 황반이 붓게 되는 질환이다. 당뇨 유병기간이 길수록 잘 발생하며,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 3명중 2명은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한다. 황반변성은 고연령과 관련이 깊고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으로 인해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출혈이나 위축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생활습관이 서구화로 바뀌면서, 최근 몇 년간 황반변성과 그 중에서도 습성 황반변성의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황반변성이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 될 수 있다.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혈액 순환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비가역적인 시력 손실 및 시야 장애가 유발되는 질환이다.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등 기저 질환을 가진 경우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 세가지 질환들의 중요한 특징은 초기나 중기에는 환자의 자각증상이 전혀 없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환자가 시력 감소를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치료하기에 늦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실명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국망막학회에서는 3대 실명 질환의 조기 발견 및 관리를 위해 눈에 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안과 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는 만 50세 이상 성인 및 당뇨를 앓고 있는 분들이나 녹내장 또는 황반변성의 가족력이 있는 분들의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씩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언론 홍보나 다양한 방법으로 해당 질환들에 대한 대국민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안저검사는 손쉽게 눈의 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안과 정밀검사 중 하나로 시력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망막, 망막 혈관, 황반, 시신경유두 등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다. 현재 전국 약 2천 5백여 곳의 안과 병원에서 안저검사를 받을 수 있어, 직장이나 거주지 근처 가까운 병원에 내원해 검사 받으면 된다. 검사 시간은 1분 내외로 짧고, 간편하게 받을 수 있으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비용적으로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고령 인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실명 유발 질환들은 원인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빠른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만 50세 성인이라면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시력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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