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시 野 반격' 이것만 예측 쉽다...이재명 영장 복잡한 시나리오

위문희 2023. 9.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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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운명은 법원의 손으로 넘어갔다.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 ‘방탄’이 뚫리면서다.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양천구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자 선거사무소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6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정국에도 소용돌이가 칠 전망이다.


①기각되면 대반격


이 대표 입장에선 ‘영장 기각’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간 이 대표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 온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상대로 대대적인 역공을 펼치게 된다. 비명계조차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은 역풍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금의환향하게 된 이 대표에겐 현 지도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내분을 수습할 시간이 주어진다. 강성 지지층 요구대로 체포동의안 찬성표를 던진 비명계에 대한 ‘찍어내기’가 본격화할 수 있지만, 거꾸로 총선 승리를 위해 비명계를 끌어안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다만 기각된다 해도 ‘혐의는 충분하지만 도주우려,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게 된다.

신재민 기자

②구속돼도 옥중공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는 헌정사상 첫 제1야당 대표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친명-비명의 계파 대결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친명계는 “꿈 깨시라! 이재명 당대표 사퇴는 없다”(정청래 최고위원, 23일)며 이 대표 체제 지속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에 대해선 직무 정지 규정(당헌 80조)을 두었지만 ‘정치탄압’은 예외이기 때문이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지난 21일 MBC 라디오에서 “최악의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당대표로서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옥중에서도 권한을 활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당분간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옥중공천설'이 공공연히 유포되는 건 이 대표를 대신해 내년 총선을 지휘할 ‘대체재’가 민주당에 선뜻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영장이 발부됐다고 이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면 결국 검찰의 주장이 맞았다는 얘기가 된다”며 “어떻게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했다. 뉴스1


③친명 지도부-비명계 탈당


막상 이 대표 구속이 실현되면 민주당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 시시각각 바뀌는 정치 현실에 맞춰 끊임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당 대표가 옥중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감방에 무전기라도 들고 가느냐”며 “회의에 참석 못 하는 상황에서 옥중 공천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한 까닭이다.

친명계의 차선책은 ‘포스트 이재명 체제’ 구축이다. 이 대표가 대의를 위해 사퇴하면,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할 수 있다. 현재 권리당원은 이 대표 지지층이 압도적인 다수다. 전당대회를 여는 대신 이 대표가 지명하는 친명 인사 위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것도 가능한 선택지다.

친명 지도부가 들어서면 ‘개딸’에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비명계 학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친명계 의원은 “비명계 한두명이 살아남을지 몰라도 ‘체포안 가결파’는 함께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럴 경우 비명계의 탈당 러시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이틀 앞둔 24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스1


④비명 지도부-친명계 분당


하지만 이 대표 구속 후 친명계가 당권을 움켜쥐어도 변수는 당 지지율이다. 지지율 하락을 버텨낼 정치세력은 없기 때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민주당 지지율이 25% 아래로 떨어지면 초강세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구 당선이 불가능하다. 그때면 기존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인식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비명계 비대위 필요성이 대두할 수 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소환될 수 있으며 ‘세대교체론’을 타고 김해영 전 최고위원이나 박용진 의원 등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역할론도 거론된다.

다만 비명계 지도부가 출범하는 순간 강성지지층 ‘개딸’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당이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친명계 원외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강위원 사무총장은 “이재명 없는 민주당, 그게 바로 감당 불가능한 역풍의 시작”이라고 했었다. 혁신회의는 강성 유튜버를 동원한 여론전에 능숙한 데다, 이미 자체 지역 조직도 꾸린 탓에 “이재명 신당을 만들게 되면 기민하게 움직일 것”(당직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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