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키겠다" 원내대표 선거, 결국 친명끼리 4파전

곽우신 2023. 9.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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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민석·남인순·홍익표·우원식 등 친명계끼리 교통정리... 김두관·박범계는 불출마

[곽우신 기자]

 23일째 단식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병실을 찾아온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를 만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대표를 지키겠다."

공석이 된 더불어민주당 원내사령탑의 자리를 두고 '친명계'의 출마 선언이 줄을 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겠다고 물러나면서 원내대표 자리게 비게 된 것.

당내 일각에서 '비명계' 색출 논란까지 이는 가운데, 24일 하루 동안 친명계 민주당 의원들의 출사표도 연이어 나왔다. 하나같이 '이재명 대표를 지키겠다'를 명분으로 삼았다.

"이재명 대표 지키겠다", 친명계 출사표 한목소리
 

김민석 의원(3선, 서울 영등포을)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민주주의, 민생, 평화의 위기이다. 민주당도 위기"라며 "윤석열 검찰 독재의 무능한 폭정과 야당 분열 공작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폭정을 막고 민생을 살리고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선명하고 강력한 민주당을 재정립해야 한다"라며 "강하고 선명하게 당과 대표를 지키겠다. 폭정을 막고 민생을 살리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를 지키겠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

남인순 의원(3선, 서울 송파병) 역시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등록 사실을 알리며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주로 위기에 처한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검찰을 앞세운 부당한 야당탄압에 맞서 이재명 당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이다. 무능하고 시대역행적인 검찰독재정권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라며 "야당은 물론 언론에 대해 자행하는 무도한 검찰권의 남용은 우리 국민이 피땀 흘려 이루어내고, 촛불혁명으로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 어느 때보다 유능하고 강한 민주당이 되어 2024년 총선의 압도적인 승리로 검찰독재정권의 폭주를 종식시켜야 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재명 당대표가 강조했듯이 당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검찰독재정권의 비열한 작태에 단결된 힘으로 단호히 맞서야 한다"라며 "지지자들과 당원들을 좌절시키고 분노케 한 분열의 모습을 결코 반복하거나 확대재생산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인 친명 성향 의원 중 한 명인 홍익표 의원(3선, 서울 중구·성동구갑)은 별도의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전날 미리 후보 등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중진인 우원식 의원(4선, 서울 노원을)도 막판 참전 의사를 밝히며 후보 등록, 대진표가 완성됐다.

박범계는 불출마... 결국 친명들끼리 교통정리?

한편,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점쳐졌던 박범계 의원(3선, 대전 서구을)은 '불출마'를 택했다. 그는 "제 내면의 분노와 무력감을 다스리지 못한 채 의원님들을 상대로 원내대표의 직분을 맡아보겠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라며 "지난 1년 동안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으로서 수도 없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체포동의안이 극히 부당하다는 점을 말씀드렸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1차 청구와 2차 청구, 구성만 조금 다를뿐 30여명이 넘는 의원님들이 조금도 설득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제 내면의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무력감이 진정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무한의 책임감도 엄습한다. 반성한다"라며 "이런 상태에서 무언가를 도전하고 맡아보겠다는 것은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된다"라는 것.

다만 "이제는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길 염원하고 모두가 최선을 다할 때"라며 "또한 더욱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우리 민주당이 민생과 민주를 지키는 혁신정당으로 거듭나자고 호소드린다"라며 이 대표 중심의 민주당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 당시 고배를 마셨던 김두관 의원(재선, 경남 양산을) 역시, 이번 선거 출마를 막판까지 저울질했으나 결국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친명계 인사끼리 출마와 불출마가 엇갈리며, 사실상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친명들만의 교통정리'가 되는 모양새이다. 계파 색채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강성 친명계 원내대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진 셈. 앞서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던 비명계 송갑석 전 최고위원이 사의를 표명했고,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사퇴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위기를 계기로 오히려 친명계가 당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모양새이다. 이에 반발하는 비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선거운동 후, 26일 의원총회에서 정견 발표 후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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