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팀내 최저 ‘황당 평점’…수비·패스 걸친 맹활약도 빛바랬다

김명석 2023. 9. 2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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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VfL보훔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 선발 풀타임 출전한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23일 VfL보훔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 선발 풀타임 출전한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독일 빌트의 VfL보훔전 바이에른 뮌헨 평점. 빌트 평점은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평0가다. 김민재는 3점으로 팀내 최저점을 받았다. 사진=빌트 캡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수비는 물론 패스 실력도 유감없이 발휘하고도 팀 내 최저 평점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평가를 받았다. 센터백 가운데 유일하게 풀타임 출전한 데다 팀은 무실점 대승을 거뒀고, 수비·패스 관련 지표에서도 양 팀 통틀어 최고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평점이다.

독일 빌트는 2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에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보훔의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가 끝난 뒤 김민재에게 평점 3점을 줬다. 빌트 평점은 1~6점 가운데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평점인데, 김민재는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 콘라트 라이머와 더불어 팀 내에서 가장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바이에른 뮌헨의 7-0 대승, 무실점 수비에도 포백 수비진 가운데 유일하게 평점 3점을 받았다. 파트너로 선발 출전한 마테이스 더리흐트는 전반만 소화하고도 김민재보다 저 좋은 평가인 2점을 받았고, 양 측면 수비수인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알폰소 데이비스 역시 2점을 받았다. 이날 풀타임 맹활약을 펼친 김민재의 활약상을 돌아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평점이기도 하다.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가 23일 VfL보훔전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23일 VfL보훔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 선발 풀타임 출전한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실제 이날 김민재는 선발 풀타임 출전해 그야말로 맹활약을 펼쳤다. 치명적일 만한 실수가 나온 것도 아니고, 지표가 애매한 것도 아니었다. 김민재는 각종 지표에서 양 팀 통틀어 1위였다. 경기 내내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팀의 무실점 대승을 이끌었다.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수비 액션만 무려 13회나 기록했다. 태클이나 슛 블록, 클리어링, 파울, 인터셉트 등 수비 관련 모든 액션을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이 기록한 것이다. 경기가 일방적인 흐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기록이었다. 간간이 나온 상대의 추격골 의지마저 김민재가 가장 많이 꺾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수비지역에서 클리어링 횟수는 무려 10회나 기록했다. 공중볼 경합 역시도 8차례 중 무려 7차례를 이겨냈다. 공중볼 경합 승률은 무려 88%. 이 역시 양 팀 통틀어 최다였다. 지상볼 경합과 태클 역시도 모두 한 번씩 시도해 성공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단 한 골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가운데 김민재는 전반엔 더리흐트, 후반엔 다요 우파메카노와 각각 호흡을 맞추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무실점 경기를 치렀고, 수비 관련 각종 지표에서 최고 수준이었던 셈이다.

예컨대 전반 추가시간엔 상대의 연이은 공격을 모두 홀로 막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상대 측면 크로스를 한차례 걷어낸 공이 팀 동료에 이어 자신을 맞고 페널티 박스 외곽으로 흘렀다. 상대 공격수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도 김민재 다리에 걸렸다. 공이 자신의 발밑으로 흐르자, 김민재는 몸을 빙글 돌려 클리어링까지 해냈다. 김민재의 높은 수비 집중력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23일 VfL보훔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 선발 풀타임 출전한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23일 VfL보훔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 선발 풀타임 출전한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비단 수비에서만 빛난 건 아니었다. 김민재는 이날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81회)했고, 가장 많은 성공(76회)을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4%. 패스 시도 횟수도, 성공 횟수도 역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았다. 롱패스 성공률은 100%였다. 3개를 시도해 모두 동료에게 정확하게 연결됐다. 패스가 파이널 서드 지역으로 연결된 것도 무려 3차례나 됐다. 괴물 수비수로서 수비 지역에만 존재감을 보여준 게 아니라, 최후방에서부터 빌드업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뜻이었다.

스탯을 기반으로 한 평점에서 팀 내 상위권을 기록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무려 7골이나 터진 만큼 공격수들의 평점이 상대적으로 더 좋을 수밖에 없었지만, 김민재는 후스코어드닷컴 평점 8.38점으로 선발진 가운데 6번째로 높았다. 센터백 중에선 단연 최고였다. 다른 매체인 폿몹과 소파스코어에서도 각각 8점과 7.7점을 받았다. 현지 매체 바바리안풋볼이 이날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 골까지 넣은 더리흐트의 활약을 조명하며 “바이에른 뮌헨의 모든 센터백은 ‘월드클래스’”라고 칭한 건 김민재의 그간 활약이 월드클래스였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런데 스탯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빌트 평점에서만 유독 팀 내 가장 낮은 평점이 주어졌으니, 팬들은 물론 김민재 입장에서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평가가 됐다. 현지 매체의 합리적인 평점을 통해 더욱 극대화될 수 있었을 보훔전 활약상 역시 빛이 바랠 수밖에 없게 됐다.

김민재(가운데) 등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23일 VfL보훔과의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해리 케인이 23일 VfL보훔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한편 김민재가 무실점 수비를 이끈 사이 바이에른 뮌헨은 보훔에 무려 7-0 대승을 거두며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에 분데스리가에서 7-0 대승을 거뒀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역시 보훔이었다. 토트넘에서 이적한 해리 케인이 대승의 중심에 섰다. 해트트릭을 비롯해 3골·2도움의 원맨쇼를 펼쳤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부터 골 폭풍을 몰아쳤다. 전반 4분 역습 상황에서 킹슬리 코망의 크로스를 막심 추포 모팅이 마무리하며 일찌감치 균형을 깨트렸다. 8분 뒤에도 역습 상황에서 추가골을 넣었다. 알폰소 데이비스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드리블로 돌파하다 수비 맞고 오른쪽으로 흐른 공을 케인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전반 29분 요슈아 키미히의 코너킥을 더리흐트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고, 전반 38분엔 르로이 사네가 팀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케인이 하프라인 아래에서 최전방을 향해 절묘한 침투 패스를 건넸고, 사네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을 4-0으로 앞선 바이에른 뮌헨의 화력은 후반에도 거셌다. 후반 9분 상대 수비수의 패스 실수를 가로챈 추포 모팅이 역습을 전개했고, 슈팅이 수비수 손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케인이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깔끔하게 추가골을 넣었다.

바이에른 뮌헨 해리 케인이 23일 VfL보훔전에서 페널티킥을 차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김민재(왼쪽 7번째) 등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23일 VfL보훔전 7-0 대승 후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잠시 숨을 고르던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36분 다시 득점을 이어갔다. 수비수 패스 미스를 가로챈 케인이 역습을 전개했고, 왼쪽으로 내준 패스를 마티스 텔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43분엔 마즈라위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낮은 크로스를 케인이 절묘하게 방향을 바꿨다. 케인은 이 골로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13(4승 1무) 18득점·4실점의 압도적인 성적 속에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개막 3연승 뒤 지난 레버쿠젠전 무승부로 흐름이 꺾였지만 7골 차 대승을 통해 다시 분데스리가 12연패를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빌트는 최전방 공격수 케인과 사네, 킹슬리 코망에겐 최고 평점인 1점을 줬다. 이어 추포 모팅과 키미히, 마즈라위, 더리흐트, 데이비스에겐 2점을 줬다. 김민재는 팀의 7-0 대승과 풀타임 출전, 무실점 경기에도 울라이히, 라이머와 함께 팀 내 최저점(3점)에 그쳤다. 심지어 이날 무려 7골을 허용한 상대 골키퍼 마누엘 리만(4점)과도 격차가 크지 않은 평점이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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