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사각지대’ 비춘다…2023 아이디어 페스티벌 [가봤더니]

조은비 2023. 9. 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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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맞는 현대차 ‘2023 아이디얼 페스티벌’
‘세상을 바꾸는 따듯한 기술’ 선보인 15팀
“딱딱한 기술과 따듯한 시선 만나 선한 영향”
중역 심사단이 아이디어 발표를 경청하는 모습(왼쪽부터 한동희 수석연구위원, CTO 김용화 사장, 이노션 김태용 부사장). 사진=조은비 기자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현대자동차의 ‘2023 아이디얼 페스티벌’이 ‘세상을 바꾸는 따듯한 기술’이라는 주제로 22일 남양기술연구소(경기 화성시 남양읍 소재)에서 열렸다. 5년 만에 시작한 아이디얼 페스티벌은 현대자동차에서 연구개발 열정과 창의력을 장려하기 위한 축제다. 

제작 부문 9개팀, 시나리오 부문 6개팀 등 총 15개팀이 아이디어 경합을 벌였는데 대상 수상팀에는 포상금과 해외 탐방 기회가 제공된다.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아이디어는 ‘음주운전 사고 예방’, ‘묻지마 범죄 예방’을 위한 아이디어였다. 

드렁크헌터가 시연하는 모습. 사진=조은비 기자 

‘드렁크헌터팀’은 “음주운전 사고는 우리 모두를 사회적 약자로 만들 수 있다”며 “전역 5개월을 앞둔 군인 사망, 스쿨존 어린이 사망 등 음주 사고는 한 가정을 앗아간다”고 말했다. 

이 팀이 선보인 아이디어는 운전자의 주행 습관, 생체 정보, 자주 가는 주행 정보 등 패턴을 파악해 음주 운전시 이상치가 감지되면 운전자 가족에게 문자를 발송하고, 경찰에게 차량 위치와 단속을 요청한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월평균 1255건 발생하는 음주 사고는 경찰 단속, 처벌 강화처럼 ‘사후 조치’로 수습되면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드렁크헌터를 통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이슈인 만큼 드렁크헌터 팀이 시연하는 동안 청중의 집중도가 높았다. 

영화배우 ‘마동석’의 강인한 이미지를 차용한 H-SOS, 마블리팀의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마블리팀은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주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공간에서 발생한다”며 “AI 음성인식 기술로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골자”라고 설명했다. 

주차된 차량이 AI 딥 러닝으로 학습된 언어적 위기 상황 소리를(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등) 감지하면 차량 라이트를 켜 이목 집중시키고, 차량 경적을 울려 긴급 상황임을 주변에 알린다. 또한 차량이 자동으로 범죄 현장을 녹화하도록 영상 기능을 실행시켜 녹화 영상과 GPS를 경찰에서 전송한다. 

병원에 가지 않고 전기차 안에서 투석 치료를 받는 시연. 사진=조은비 기자 

이 밖에도 드라이브스루에서 청각장애인이 수어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기술, 병원에 가지 않고 전기차 안에서 편리하게 투석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술, 임산부 맞춤형 차량 구독 서비스, 청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사이드미러(DSM) 수어 소통 시스템’, 차량 공조시스템을 외부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V2GO(Vehicle To Go)’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공개됐다.

또 중국기술연구소는 ‘제작 부문’에서 차량 노크 소리를 이용한 식별제어 시스템, 스마트 워치 연동 기능을 활용한 운전자 헬스케어 시스템, 차량 내 360° 회전 카메라를 이용한 스마트 서비스를 영상PT로 시연했다. ‘시나리오 부문’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시각장애인 여행서비스, 육해공 이동이 가능한 교체형 모빌리티를 선보였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팀은 ‘Daisy(Day+easy)’팀. 사진=조은비 기자 

이날 대상의 영예를 안은 아이디어는 ‘Daisy(Day+easy)’팀이 선보인 ‘시각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한 햅틱 내비게이터’였다. 가장 마지막 순서였던 데이지팀은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교통 편의를 장애인들도 똑같이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한 아이디어”라며 “버스 이용 시 시각 장애인을 보기 어렵다는 데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장애인들은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나오는 불명확한 음성 안내, 여러 버스가 동시 진입시 탑승 버스 및 버스 출입문 파악과 기사님과의 소통 어려움이 문제”라며 “주변의 도움 없이 버스에 탑승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데이지 시스템은 지팡이와 비콘으로 구성돼 지팡이에 원하는 버스의 번호를 말하며, 해당 버스에 달린 비콘에게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낸다. 정류장에 가까워진 버스의 비콘이 응답 신호를 지팡이에 보내면 지팡이는 버스와의 상대적인 거리와 방향을 계산할 수 있다. 

버스가 접근하면 기사님은 반짝이는 비콘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이번 정류장에서 탈 것을 알 수 있다. 시각장애인은 지팡이의 진동 패턴을 통해 손만 뻗으면 버스에 바로 탑승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 CTO 김용화 사장은 “이번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모빌리티가 어떤 방식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을지 심도있게 고민한 임직원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창의적인 연구개발문화 조성을 위해 이러한 도전의 장을 지속적해서 운영 및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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