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1st] 케인, 손흥민과 하던 플레이 시키자 '3골 2도움' 대폭발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해리 케인이 독일 분데스리가 첫 해트트릭을 달성한 원동력은 토트넘홋스퍼 시절부터 잘 보여준 '9.5번' 성향을 살린 전술 변화였다.

2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보훔에 7-0으로 승리했다.

바이에른은 경기 종료 직후 기준으로 선두에 올랐다. 4승 1무로 승점 13점을 따냈다. 아직 5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바이엘04레버쿠젠(3승 1무)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바뀔 수 있지만, 골득실에서 바이에른이 크게 앞서기 때문에 선두 등극이 확실시된다.

케인은 독일 진출 후 늘 경기력과 별개로 공격 포인트는 잘 쌓았지만, 이날은 뻥튀기된 기록이라고 하기엔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한 경기에서 3골 2도움을 몰아쳤다.

해트트릭은 다양한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12분 알폰소 데이비스의 돌파 후 패스가 굴절되며 케인 앞으로 흐르는 행운이 있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차 넣은 케인은 후반 9분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만들어 준 페널티킥도 놓치지 않았다. 후반 32분에는 누사이르 마즈라위의 패스를 가볍게 돌려놓는 슛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 사이 기록한 도움 두 개가 오히려 더 멋진 장면이었다. 전반 38분 리로이 자네에게 준 장거리 스루패스가 예술척이었다. 후반 36분에는 스스로 가로채기를 해내 속공 기회를 창출했고, 마티스 텔에게 패스해 골까지 이끌어냈다.

그동안 케인은 전형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돼 왔다. 문전 깊숙한 곳에서 공을 기다리다 못 받는 경우가 잦았다. 전임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골문 근처에서 위력적이지만, 케인은 오히려 후방으로 내려갈 때 위력이 살아나는 특이한 공격수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전형적인 4-2-3-1을 써야만 하는 멤버 구성을 갖고 있다. 케인은 그동안 최전방에 머물러 있었다.

보훔전은 투톱 파트너로 추포모팅이 나왔다는 점이 달랐다. 추포모팅은 큰 덩치와 성실한 플레이가 장점인 스트라이커다. 공격 상황에서 케인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을 따내기 위해 덤벼드는 성향이 있다.

케인은 오히려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한 발 뒤에서 뛰면서 도움뿐 아니라 골까지 더 늘어나는 긍정적인 양상을 보여줬다. 최전방에서 시선을 끌어주는 다른 선수가 있을 때 그 주위에서 2차로 파생되는 득점 기회를 노리는 플레이가 주효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시절 손흥민과 수없이 보여준 플레이의 재현이기도 했다. 케인이 최전방에 있고 손흥민이 측면 혹은 2선에서 경기를 시작하지만, 결국 케인이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손흥민이 전방으로 뛰어들면서 골을 노렸다. 그 역할을 추포모팅과 자네 등이 번갈아 해 주면서 케인의 패스가 빛을 발했다.

케인은 리그 7골 3도움에 도달했다. 경기당 공격포인트 2.0개 추이다. 슈투트가르트의 세루 기라시가 무려 10골을 넣어 아직은 득점 2위지만, 시즌 전체를 본다면 케인의 득점왕 등극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