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동메달 의미 없다"는 추일승 감독… 방심도 금물 "약체라는 선입견 금물" [항저우 2022]

차승윤 2023. 9. 2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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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 항저우=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운동 선수가 경기에 나가면 무조건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 군인들은 전투에 나가면 이겨야 한다. 은메달, 동메달은 의미 없다."

추일승 농구 대표팀 감독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 정상을 노린다.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 국가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대진표나 상대 전력 등에서 예상보다 유리해진 측면도 있다. 지난 시즌 기량이 절정에 다다른 주장 김선형을 필두로 김종규, 이승현, 전성현, 허훈 등 중간 세대와  하윤기, 이정현, 문정현 등 젊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입국 후 취재진과 만난 허훈(상무)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결과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강했다. 어린 선수들이 정말 파이팅이 넘친다. 팬들, 선수들,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봐야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추일승 감독도 "운동 선수가 경기에 나가면 무조건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 군인들은 전투에 나가면 이겨야 한다. 은메달, 동메달은 의미 없다"며 "최선을 다해 맨 위, 정상에 설 수 있게 하겠다. 베테랑 선수들도 금메달을 따본 이들이 있다. 그런 부분이 후배들에게 잘 전파돼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 같다.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방심은 금물이다. 공은 둥글다. 한국 선수단은 앞서 22일 남자배구 대표팀으로부터 '비보'를 들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이 예선 첫 경기 인도전에서 패배한 데 이어 22일 파키스탄과 12강전에서 연패했다. 두 상대 모두 약체로 꼽혔으나 전패한 탓에 남자배구 대표팀의 입상 탈락은 일찌감치 확정됐다. 무려 61년 만에 나온 노메달이었다.

남자농구 대표팀에 함께 선발된 허훈(왼쪽부터) 문정현, 하윤기. 허훈은 KT에서 뛰던 도중 상무 복무 중이고, 문정현은 전체 1순위로 지명돼 고려대 졸업 후 KT로 입단한다. 사진=KT 제공

허훈은 남자 농구대표팀의 간판인 동시에 이번 대회 원 소속팀 수원 KT의 후배들과 함께 선발되기도 했다. 그가 없는 사이 KT 주축 빅맨으로 자라난 하윤기, 그리고 고려대에서 막 KT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문정현까지 총 3인의 KT 선수들이 이번 대회 대표팀에 참가했다. 3대3 농구로 출전하는 이두원까지 포함하면 KT 선수 중 총 4인이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에 왔다.

KT 스포츠는 이들뿐 아니라 강백호와 박영현(이상 야구), FC 온라인에 출전하는 곽준혁(e스포츠) 이유리, 박승애, 김은지(이상 하키) 김종현, 김상도, 박하준, 강지은(이상 사격)이 이번 대회 국가대표로 나선다.

23일 항저우 샤오신 국제공항에 도착한 허훈. 항저우=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배구공만큼 농구공도 둥글다. 허훈은 "기사를 보고 알았다. 확실히 경각심이 생겼다. '우리의 앞날도 이러진 않겠지'라는 걱정도 있다. 농구 선수단 모두 위기 의식과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추일승 감독은 "선수들이 공항 도착해 그런 뉴스를 접하고 얘기를 나누더라. 동남아시아라고 최약체라는 선입견도 있지 않았나. 그런 것이 없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허훈이 걱정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짧았던 단체 훈련 기간이다. 허훈은 "솔직히 선수들끼리 맞춰볼 시간이 많지 않았다. 시간도 부족했고, 부상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5대5도 간단하게 한 정도였다. 10명이서 제대로 운동해보지 못했고 솔직히 제대로 맞춰보기도 어려웠다"면서도 "경기는 또 치러야 한다. (대회 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이 뭉쳤고, 밝은 분위기에서 운동하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목표는 다 같다. 가서 준비가 어떻게 됐든 죽기살기로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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