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전략으로 증시 침체 때도 연 20% 수익낸 이 남자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9. 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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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승배 에이치알자산운용 대표
1967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사/ 1991년 장은증권/ 1994년 삼성증권/ 2000년 삼성투자신탁운용(현 삼성자산운용)/ 2001년 델타투자자문/ 2002년 한국투자신탁운용/ 2008년 에이치알자산운용 대표(현)
3%. 에이치알(HR)자산운용의 최근 3년간 고객 이탈률이다. 웬만해선 자산을 맡긴 고객들이 중도 하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운용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신뢰가 없다면 이처럼 낮은 이탈률은 나오기 어렵다.

HR자산운용 창업자 채승배 대표(56)는 “고객은 운용사를 완성해주는 존재며, 운용사도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을 직원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2008년 투자자문사로 출발한 회사는 2016년 자산운용사로 업태를 바꿨다.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가 유행하던 한때 투자자문업계 ‘빅4’로 불리기도 했지만, 2010년대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수익률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후 고객이 이탈하기 시작했고, 채 대표는 과감히 자산운용사의 길을 택했다.

“당시 액티브 운용으로는 고객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맺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퀀트 전략을 떠올렸죠.”

HR자산운용의 특징은 퀀트 운용 방식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고,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구체적인 방식은 운용역이 논문과 포럼 등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얻고 시장 데이터를 통해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면, 운용팀에서 결과물을 토대로 소액의 전략 운용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다. 실전 매매를 통해 운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자산 배분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

‘HR 다빈치 멀티 1호’는 이런 퀀트 전략을 활용해 지난 7월 말 기준 최근 2년간 20%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8% 하락하는 등 증시가 침체한 상황에서 올린 성과다. 퀀트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 ‘HR 다빈치 퀀트 1호’와 ‘HR 다빈치 글로벌 EMP 1호’도 이 기간 각각 19%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내 헤지펀드 수익률을 비교하면 HR자산운용의 최근 3년 수익률은 약 60%로 업계 5위, 상위 11%에 해당한다.

“퀀트 방식이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전략이죠. 현재 수익률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면 3년 뒤에는 수익률 기준 업계 상위 3%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화려한 성과보다는 변동성을 감당 가능한 범위로 관리하며 적절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고객의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도울 생각입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7호 (2023.09.20~2023.09.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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