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의 날’ 김제영 작가, 유쾌하게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 [작가 리와인드(97)]

장수정 2023. 9. 23. 10: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믹한 전개, 휴머니즘 가득한 메시지
김제영 작가의 장기 발휘될 ‘유괴의 날’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영화 ‘원더풀 라디오’, ‘밤의 여왕’, ‘미쓰 와이프’ 등의 각본을, 영화 ‘날 보러와요’, ‘치즈인더트랩’의 각색을 맡았던 김제영 작가는 ENA 드라마 ‘유괴의 날’로 드라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ENA

주로 코미디 장르의 영화에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던 김 작가가 이번에는 어설픈 유괴범과 11살 천재 소녀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유괴의 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어설픈 유괴범 김명준(윤계상 분)을 필두로, 11살 천재 소녀 최로희(유나 분)의 활약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 계속되는 코미디 도전…놓치지 않는 휴머니즘

지난 2012년 개봉한 ‘원더풀 라디오’는 한때는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 멤버였지만, 그룹이 해체된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신진아(이민정 분)가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 드라마였다. 여기에 열정 넘치는 PD 이재혁(이정진 분)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합류를 하면서 갈등하게 된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 다투면서 사랑을 싹 틔워 나가는, 예상 가능한 전개가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청취자들의 사연을 노래로 전하는 ‘그대에게 부르는 노래’ 코너를 론칭하게 되면서 ‘원더풀 라디오’만의 따뜻한 매력도 함께 부각되기 시작한다. 청취자들의 공감 가면서도 진정성 넘치는 사연들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서툴지만 마음을 담아 부르는 노래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이러한 분위기 위에 신진아의 성장기 또한 어우러지면서 뻔해도 웃음이 나고, 때로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전개가 이어진다.

2013년 개봉한 ‘밤의 여왕’ 또한 우리네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평범한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였다. 매력 없는 소심남 영수(천정명 분)가 샌드위치 카페에서 희주(김민정 분)라는 알바생을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고, 용기 내 구애한 끝에 결혼에 성공하지만 희주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클럽에서 놀았던 이력을 큰 흠으로 취급하는 것은 당시에도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 자체는 따뜻하게 그려졌다.

영수가 희주를 오해하는 과정에서 웃음이 나는 코믹한 장면들도 ‘밤의 여왕’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잘 나가는 싱글 변호사 연우(엄정화 분)가 우연한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로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미쓰 와이프’ 또한 비슷한 결이다. 갑자기 나타난 남편과 아이들 앞에 당황하지만,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들과 다채로운 감정들을 나누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 것. 달라진 아내의 모습에 외도를 의심하다가도, 그의 구박에 소심해지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남편 성환(송승헌 분)부터 적응 안 되는 동네 주민들의 활약까지.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확실한 매력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첫 드라마 도전작인 ‘유괴의 날’은 어린아이를 유괴하는 유괴범 명준이 주인공으로 나선 만큼, 다소 묵직한 전개가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초반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 작가 특유의 유쾌함은 이 드라마에도 고스란히 살아있다. 오히려 천재 소녀 로희에게 휘둘리는 명준의 허당미가 미소를 유발하곤 한다. 여기에 오히려 로희를 지켜주게 된 명준이 그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어떤 웃음 나는 전개와 따뜻한 메시지가 전달이 될까. 김 작가의 장기가 어떤 식으로 발휘될지 기대를 모은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