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민주당 ‘부결 인증’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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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강성 지지자들이 '반란표 색출'에 나서자 일부 의원들이 '부결 인증'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 이 대표 지지자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명패와 함께 '부결'이라고 적은 '국회의원(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투표용지 사진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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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지지층 ‘색출 작업’에
다른 의원들도 ‘투표 인증’ 글 올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강성 지지자들이 ‘반란표 색출’에 나서자 일부 의원들이 ‘부결 인증’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을 피하고자 무기명 투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투표지를 공개한 것이다.
지난 21일 이 대표 지지자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명패와 함께 ‘부결’이라고 적은 ‘국회의원(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투표용지 사진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어기구 인정”이라고 남겼다.
이 인증샷은 실제로 어 의원이 직접 촬영해 공개한 내용이 맞다. 어 의원은 “해당 사진은 제가 당원과 지역위원장 등 100여 명이 있는 단체대화방에 올린 것”이라며 “처음부터 공개할 생각으로 찍은 것은 아니었지만 논란이 커지다 보니 당원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이른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를 부르는 멸칭) 리스트’를 작성해 공유하면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부담을 느낀 민주당 의원들은 직접 부결 투표를 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민홍철 의원은 21일 표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비상의총을 마쳤습니다. 저도 검찰 독재에 맞서기 위해 부결표를 던졌습니다. 그러나 당대표를 지키지 못해 참담한 심정입니다”라고 밝혔다.
김경만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당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표를 던졌다. 앞으로 더욱 가열차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병훈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이유든 이 대표를 광야로 내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저는 체포동의안 부결에 표를 던졌다”고 적었다. 조오섭 의원도 “부결에 투표했다”고 공개하면서 “무기명 투표라는 국회법 취지보다 당원들의 의문에 답하는 것이 도리라 여겨 말씀드린다”고 적었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은 이러한 ‘색출 작업’에 대해 큰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밤새도록 저한테 전화가 왔으니까, 아마 상당수의 의원들한테 전화나 항의, 이런 것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며 “방송에 인용할 수 없는 심한 욕설도 쏟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명계 의원 14명에 대한 살인 예고 글까지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같은 부결 인증은 무기명 투표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사무처는 관계자는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원칙상 투표용지를 외부에 공개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어길 경우 처벌 규정은 따로 없다.
또 당이 강성 지지층에게 휘둘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태극기에 끌려다니다가 망한 전례도 있지 않나,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면 본인도 망하고 당도 망하고 이 세력 전체가 진영 전체가 망하게 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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