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그래도 해야죠"…양자회담 41회, 귀국 전까지 폭풍외교
닷새 동안 총 41차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기간(9월 18~22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수행한 양자 회담 횟수다. 대통령실은 “닷새 동안 41개국 정상과 대좌한 것은 외교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엑스포 개최도시가 결정되는 오는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앞두고, 193개국 회원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유엔총회를 절호의 기회로 보고 총력을 기울인 것이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이라크·세르비아 정상을 만나는 등 유치전을 벌였다. 특히 이라크는 2011년 이후 12년간 양자 회담이 열리지 않았던 까닭에 더 관심이 쏠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엑스포에 대한 설명은 물론, 우리의 중점 인프라 협력국인 이라크를 통해 중동지역에 우리 기업 진출을 활발히 하는 등 경제협력 방안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세르비아와 카리브해 섬나라인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과도 연쇄 회담을 가졌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브리핑에서 “폭풍외교의 끝에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하고 숨막히는 외교전이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국익을 위한 소리 없는 전장에 선 야전사령관으로서 대통령은 한치 남김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엑스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과는 확연히 다르다. 경쟁하는 장소가 아닌 연대의 장”이라고 했다는 윤 대통령 발언도 소개했다.
김 수석의 말마따나 윤 대통령의 4박 6일 일정은 초강행군 ‘폭풍 외교’였다. 지난 18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시내로 직행한 윤 대통령은 즉시 릴레이 양자 정상회담에 들어가 9시간 동안 9개국 정상들을 만났다. 19일에도 8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가나 대통령과의 부부 동반 오찬 겸 정상회담에선 디저트 접시 위에 가나와 이름이 같은 가나 초콜릿으로 ‘Busan has everything’(부산은 모든 걸 가졌다) 문구를 새기는 디테일도 챙겼다. 20일에는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한 것을 제외하고도 종일 11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했다. 21일에도 10개국 정상을 만났다.
윤 대통령의 강행군과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건강 괜찮으시냐, 어떻게 감당하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해야죠’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제가 하는 게 바로 우리 경제문제 아니겠나”라며 “결국 엑스포 유치라는 건 단순 행사가 아니라 외국의 많은 정상과 만나며 우리나라를 홍보하고, 그 시장을 개방하고 진출하는 데 호의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런 ‘폭풍 외교’는 숨은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작정 많이 만나겠다는 의지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숫자라는 것이다. 먼저 양자 회담의 베이스캠프를 주 유엔 대표부 건물로 정했다. 유엔총회가 진행되는 유엔본부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연속해서 개최되는 회담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의전 요원들이 유엔본부 일대에 파견돼 상대국 정상을 제시간에 모셔 오는 첩보작전을 온종일 수행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4박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2일(현지시간) 오후 뉴욕에서 출발해 23일 서울에 도착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9월 28일∼10월 1일)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 계획안을 22일 미국 뉴욕에서 재가했다. ‘2023년 추석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계획안’은 앞서 지난 1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통행료 면제 대상은 이 기간 잠시라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이다. 오는 10월 1일 밤에 고속도로에 진입한 경우나 9월 28일 새벽에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간 경우 모두 통행료가 면제된다. 하이패스 이용자는 하이패스 차로 통과 시 자동으로 ‘통행료 0원’ 처리되며, 일반 차로 이용자는 고속도로 진입 요금소에서 통행권을 받아 진출 요금소에 통행권을 내면 면제된다.
뉴욕=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0대 ‘못된’ 아들이 떠난 뒤, 매맞는 할머니 마지막 부탁 | 중앙일보
- 이런 '만점 근육' 김연아 이후 처음…의사도 놀래킨 압도적 그녀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
- 순박한 산골처녀인 척…'저질 농산물' 팔아 18억 취한 중국 연예인 | 중앙일보
- 1억 넣고 월 1000만원 탄다? ‘에미당·솔미당·타미당’ 기적 | 중앙일보
- 아이폰15, 한국은 빈정 상했다…‘등골 브레이커’ 된 신상폰 왜 | 중앙일보
- [단독] 등껍질 꺼멓게 변한 한강 참게…어부도 "이런 일 처음" | 중앙일보
- '판빙빙 닮은꼴' 탈북 배우 김아라 결혼…"예쁜 가정 꾸리겠다" | 중앙일보
- '1㎏ 156만원' 역대 최고가…양양송이, 사흘만에 52만원 폭등 왜 | 중앙일보
- 흉기로 엄마 찌르고 여친 집 간 아들…엄마는 처벌 원치 않았다 | 중앙일보
- 고 정주영 회장 63세 며느리, 아시안게임 '태극마크' 달았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