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한 달 새 달라진 정부의 AI저작권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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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저작권법 개정안(황보승희 무소속 의원 발의)이 상정된 직후,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공개한 관련 검토보고서가 눈길을 끌었다.
문체위는 보고서에서 "개정안이 정보분석을 위한 저작물의 복제 등을 허용하는 것으로 규정해 권리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의견과 함께 법안의 가장 큰 특징인 2차 저작물의 저작권 제한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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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저작권법 개정안(황보승희 무소속 의원 발의)이 상정된 직후,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공개한 관련 검토보고서가 눈길을 끌었다. 국회 검토보고서는 국회 성격상 긍정과 부정을 모두 담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 나온 검토보고서에선 보다 ‘주관적인 의견’이 도드라졌다.
이날 상정된 저작권법 개정안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저작권자의 허락 없어도 정보분석을 위해 저작물을 복제·전송하거나 2차 저작물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차 저작물은 각색, 편곡, 번역 등 원작을 변형한 형태의 새로운 창작물을 가리킨다.
문체위는 보고서에서 "개정안이 정보분석을 위한 저작물의 복제 등을 허용하는 것으로 규정해 권리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의견과 함께 법안의 가장 큰 특징인 2차 저작물의 저작권 제한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행법상 '인간의 창작물만 저작물로 인정'되는 만큼 정보분석 과정을 통해 2차적 저작물이 작성가능한지는 의문"이라면서 "이를 허용하는 것은 저작재산권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문체위는 또 "정보분석에 활용되는 저작물 보관 과정에서의 복제물 유출 등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향후 법안 심사과정에서 추가적인 논의 사항도 주문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의 저작권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와 차이가 있다. 이들 법안은 AI 산업활성화를 위해 저작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당시 검토보고서에선 "권리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원론적인 표현만 있을 뿐, ‘재산권의 과도한 제한’ 같은 ‘평가’는 없었다. 9개월새 온도차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정부 의견이 영향을 미쳤다. 저작권법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용호 의원안에 대해선 긍정적이었으나 이달 초 황보 의원안엔 ‘신중검토’ 의견을 전달했다. 저작물 보호와 활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좀 더 감안해야 한다는 견해를 수용했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불과 2개월전까지도 정부 입장이 ‘산업 진흥’에 무게를 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화는 보다 극적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말 문체부를 포함한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서비스산업의 디지털화 전략’에는 ‘AI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 면책 요건과 근거를 마련하겠다’면서 "데이터 크롤링 행위는 저작물에 포함된 사상·감정을 향유하지 않고 적법한 저작물 접근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창작자 권리에 대해선 ‘이해관계자 이견 조율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전부였다.
결과적으로 정부 의견이 바뀐 건 한 달 남짓 기간이었다. 이때 대형 이벤트는 네이버의 생성형AI 하이퍼클로바X 출시였다. 네이버는 저작권과 관련해 "관점에 따라선 생성형AI의 기술발전을 위한 콘텐츠 활용은 저작권의 공정이용 대상에 포함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산업 경쟁력 강화보단 오히려 저작권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정부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저작권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정부가 발족한 제도개선 워킹그룹도 최근 활동 종료 시점을 당초 9월에서 10월로 한달 늦췄다. 창작자 저작권 보호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추가 논의가 필요한 만큼 위원들이 자발적으로 연장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11월 ‘(가칭)AI 산출물 활용 가이드’를 발표하고 국회는 법 개정을 진행한다. 산업 활성화도 좋지만 창작자 보호도 제대로 돼야 한다는 인식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최일권 디지털편집부장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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