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무시하는 클린스만, 아무것도 못하는 축구협회

김명석 2023. 9. 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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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가운데)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모습. 이후 닷새 만에 다시 출국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yonhap photo-3106="">9월 A매치에서 데뷔승을 올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9월 A매치에서 데뷔승을 올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또' 떠났다. 무려 45일 만에 한국땅을 밟더니, 불과 닷새 만에 또 미국으로 향했다. 재택·외유에 태만으로까지 번진 논란은 신경조차 안 쓰는 분위기다. 한국축구와 팬들을 무시하는 태도가 이어지는데도 대한축구협회(KFA)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KFA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9일 출국해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향했다. A매치 유럽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14일 귀국한 뒤 닷새 만에 다시 출국길에 오른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서 개인 업무를 본 뒤 유럽으로 향해 유럽파 선수들을 관찰한다. 이달 말에나 다시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부임 후 6개월 간 국내에 머무른 기간은 73일뿐이다.

잠깐 귀국한 일정조차 사실 클린스만 감독의 자의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지난 14일 귀국 인터뷰에서 “여러분들이 오라고 해서 왔다”며 웃어 보인 그는 “KFA 측이 선수단과 함께 귀국해 인터뷰가 가능한지 물었다. 기존 일정을 바꾸는 데 문제가 없어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은 A매치 유럽 원정을 평가전을 마친 뒤에도 유럽을 돌 예정이었다. KFA의 간곡한 요청에 잠깐이나마 한국땅을 밟았단 뜻이다.

선심이라도 쓰듯 잠깐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주말 K리그 현장을 찾아 2경기를 관전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K리그 현장을 방문한 게 무려 3개월 만인 것도 황당한 일이었다. K리그 2경기를 관전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출국길에 오르면서 이마저도 보여주기식 행보로 그치게 됐다.

지난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왼쪽)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9월 A매치에서 데뷔승을 올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의 다짐과 180도 달라진 행보의 연속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당시만 해도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겠지만, 유럽에 있는 코치들은 해외 관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와 정반대 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단 국내 상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생략한 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 행사에 참석한다거나, K리그가 한창일 때 미국에 머무르며 ESPN 등 외신과 유럽축구 이적시장 등과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대표팀 감독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안하무인 행태가 반복되는 건, 그를 고용한 KFA가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몽규 회장은 애초에 쓴소리를 할 처지가 아니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은 존재감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거센 논란 속에서도 KFA가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건 계약 과정 자체부터 잘못된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이어진다.

더 절망적인 건 이 사태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이다. 이번 닷새 만의 이번 출국은 클린스만 감독이 변화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꼴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고 쩔쩔매고 있는 KFA 역시 달라질 리 만무하다.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시작으로 U-20 월드컵 4강, K리그의 역대급 흥행 등 한국축구에 불던 순풍을 클린스만 감독과 KFA가 가로막고 있는 꼴이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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