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처럼 보낼 수 없어!"…토트넘, 손흥민 '1년 연장 옵션' 발동 예정→재계약 얘기도 '솔솔'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토트넘이 이번 여름 해리 케인을 이적시켜야 했던 상황을 손흥민에게서는 마주하지 않기 위해 손흥민 붙잡기에 많은 노력을 쏟을 예정이다. 그 첫 단추는 바로 계약 연장 옵션 발동이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21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케인과 같은 사례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손흥민의 연장 계약 옵션을 발동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핵심이었던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시켰다. 그는 최대 1억 2000만 파운드(약 2029억원)에 이르는 이적료를 토트넘에 안겨주며 분데스리가로 떠났다.
유소년 시절을 포함해 2004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한 케인은 1군 통산 435경기에 나와 280골 64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렸다. 자타 공인 토트넘 레전드인 케인이 우승 도전을 위해 19년간 함께한 클럽과 이별을 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토트넘은 케인을 무조건 잡고자 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케인 이적에 대한 어떠한 제안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발목을 잡았다. 케인은 토트넘과 2024년 여름까지 계약된 상태였고,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케인이 잔류하고 재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내년 여름 그를 자유 계약으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레비 회장과 토트넘은 뮌헨의 제안을 수용하며 케인의 우승 도전을 위한 이적을 허락했다. 다만 토트넘은 케인이 프리미어리그 복귀 시 우선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권한 등을 계약에 포함해 토트넘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끝까지 고민했다.
이런 가운데 토트넘은 케인과 같은 사례를 피하기 위해 팀의 주장인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해 그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비교적 이적에 대한 부담 없이 진행할 계획으로 보인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함으로써 손흥민의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피할 것이다. 손흥민의 기존 계약은 2025년 여름 만료될 예정이지만, 소식에 따르면 토트넘은 최소 1년가량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된다면 손흥민은 2026년까지 토트넘에 전념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며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구단은 손흥민의 옵션 발동을 위해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그 이유는 구단이 이미 그의 미래에 대해 너무 편안하며, 시즌 동안 그를 전혀 방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라며 토트넘이 손흥민을 배려해 당장 옵션 발동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인의 사례가 이번 토트넘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케인과 같은 상황을 손흥민에게도 직면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강한 신뢰와 믿음을 프리시즌부터 현재까지 줄곧 드러냈기에 토트넘과 손흥민의 동행이 길어질수록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프리시즌 당시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에 대해 "그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는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보기엔 그는 팀 전체의 통로 같다. 모든 그룹에 섞여 있는데,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에서 해온 일로 인해 일정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그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가 조국의 리더이자, 조국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놀랍지 않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는 설명으로 손흥민이 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감탄을 쏟아냈다.
이후 시즌이 개막하고 경기들을 진행하면서도 손흥민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 그는 최근 영국 현지에서 진행된 토트넘 팬 포럼에 참석해서도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좋은 주장이 될 것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며 "생각보다 매우 쉬운 발탁이었다. 그는 실력도 좋지만 팀에서 선수들과 화기애애하고 또 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라며 주장 선임 이유를 밝히며 그를 칭찬했다.
이어 "나는 손흥민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나도 아시아 지역 출신이고, 아시아에서 일하며 그의 입지를 접할 수 있었다. 모두들 존경스럽다고 했다. 팀원이든 상대든 모두가 그를 정말 높이 평가했다"라며 손흥민에 대한 좋은 평가를 덧붙였다.
또한 이번 계약 연장 옵션은 예기치못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에 대한 압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이미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손흥민이 사우디 리그 알이티하드로부터 4년 동안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20억) 수준의 연봉이 포함된 계약을 제안받았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손흥민 영입을 노렸다. 다만 손흥민은 사우디 이적설을 직접 언급하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이 장기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기에, 이번 옵션이 발동된 이후 곧바로 재계약을 체결하며 팀에 오랜 기간 남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
영국 매체 90min은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 논의 중이다"라고 전하며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을 새로운 장기 계약으로 묶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손흥민은 2025년까지 계약을 체결해 재계약할 수 있는 기간이 18개월 이상 남았지만, 토트넘은 그에게 연장 제안을 건네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라며 토트넘의 손흥민 재계약 협상 준비 소식을 전했다.
이어 "소식에 따르면 협상은 크리스마스까지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협상이 몇 주 안에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라며 예상보다 빠르게 재계약 합의 소식이 전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체는 이번 재계약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토트넘이 새로운 계약을 논의하기 전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어 했고,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맺으며 재계약에 대한 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의 돈독한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토트넘이 주장 손흥민의 재계약에 앞서, 계약 연장 옵션을 통해 그의 미래에 대한 장치까지 준비를 마친 가운데, 손흥민이 케인과 달리 토트넘에서 더욱 오랜 시간 선수 경력을 이어가며 어떤 업적을 쌓을지에도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한편, 손흥민은 최근 열린 토트넘 팬 포럼에서 주장이 되는 순간 갖고 있던 떨리는 감정을 여과 없이 밝혀 자신이 현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넘치는지 소개한 적이 있다,
포럼 사회자가 손흥민에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미리 언질을 줬느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을 더듬었다. 손흥민은 "임명 당일에 알았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살면서 가장 긴장했다. 선수들에게 연설도 해야했고 언론에도 나서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나가서) 박수만 스무번 친 것 같다"고 해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손흥민은 이어 "(토트넘과 같은) 빅 클럽에서 주장 완장을 차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포럼에 모인 팬들은 따뜻한 박수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기성용이 완장을 내려놓자 손흥민이 이를 물려받았다. 사회자는 해당 사실을 짚으면서 대표팀에서의 주장생활에서 배운 점 중 무엇을 토트넘에게 가져다주고 싶은지 물었다.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 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며 "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팬과 선수들에게 항상 모범이 되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주장직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린 셈이다.
또한 "대표팀에서 (처음) 주장을 맡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종종 실수를 하고, 못하는 점도 보였다. 그러나 (토트넘 같은) 큰 구단에서 주장이 된다면 옛 경험으로부터 배운 점도 능숙히 활용할 줄 알아야한다"며 토트넘에선 보다 성숙한 주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이 된 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동료를 끌어들이는 리더십으로 호평 받고 있다.
골 가뭄과 대내외적 문제로 부진에 빠져있던 팀 동료 히샤를리송이 지난 16일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1득점 1도움을 올리며 활약하자 손흥민은 경기 뒤 선수들 뒤에 숨어 있던 그가 팬들로부터 온전히 응원받을 수 있게 관중석 쪽으로 밀어줬다. 복수의 영국 매체가 이를 가르키며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주장 임명을 처음부터 고려하고 있었음을 알렸다.
그는 포럼에서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좋은 주장이 될 것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며 "생각보다 매우 쉬운 발탁이었다"고 했다. 또한 "(손흥민이) 실력도 좋지만 팀에서 선수들과 화기애애하고 또 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주장 선임 이유를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입단, 어느 덧 토트넘 9년차가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어 "선수들과 있을 때 손흥민을 주장으로 공개 임명한 이유는 팀원들과 잘 지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과) 함께 기쁜 소식을 즐기라는 배려"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도 손흥민을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주장 임명을 알리기 위해) 둘이서만 어색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싫었던 것도 있다"며 웃었다.
그 만큼 손흥민이 토트넘을 아끼고, 구단과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과의 오랜 동행을 통해 구단 업그레이드 진행할 의지가 있는 셈이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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