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를 돈 주고 버린다고?”...애물단지 된 이탈리아산 수입하면 대박날까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6@mk.co.kr) 2023. 9. 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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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가능하나 문제는 수익성
중국산 꽃게 수입 97%
이탈리아에서 잡힌 푸른 꽃게(블루크랩). (출처=AP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골칫덩어리 취급을 받는 외래종 ‘푸른 꽃게(블루크랩)’가 우리나라로 수입될지 주목된다. 국내 꽃게 수입업체가 이탈리아 당국에 수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9월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업체가 이탈리아산 푸른 꽃게를 수입하는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식약처 기준에 따라 수입할 수 있는 품종이기에 정밀·현장·서류 검사 등 3가지 검사 후 ‘적합’ 판정받으면 통관이 가능하다. 국내 한 업체는 10월 말부터 푸른 꽃게 판매를 상정하고 구매 사전 예약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푸른 꽃게 수입이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산 푸른 꽃게가 한국 시장에서 수익을 낼지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비싼 인건비와 현지 냉동 시스템 구축, 운송비 등 현실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다.

더군다나 저렴한 중국산 꽃게와 튀니지산 꽃게도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꽃게 교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꽃게 1만2860t 가운데 중국산이 97%(1만2470t)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튀니지산 1.2%가 뒤를 이었다.

현재 튀니지에서는 푸른 꽃게와 비슷한 종류인 ‘청색 꽃게’ 개체가 급격히 증가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 수출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달리 인건비가 6~8배 저렴하기에 현지 꽃게 가공에 드는 비용이 싸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가 있어 수입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한 꽃게 수입업체 관계자는 “이탈리아는 튀니지와 달리 인건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꽃게를 제대로 수거해 가공까지 하려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최근 수년간 대서양 연안에서 지중해로 유입된 푸른 꽃게. (출처=AP연합뉴스)
푸른 꽃게 수입 추진 소식이 화제를 모은 건 이탈리아 당국이 조개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꽃게 포획과 폐기에 290만 유로(약 42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뒤부터다. 이 자금은 푸른 꽃게를 포획하고 폐기하는 사람들에게 포상금으로 지급된다.

이 푸른 꽃게 무게는 최대 1kg에 달하며 날카로운 집게로 조개껍데기도 뜯어낼 정도로 힘과 먹성이 좋다. 문제는 푸른 꽃게가 조개류 등을 먹어 치우면서 이탈리아인이 즐겨 먹는 조개는 물론, 홍합과 굴을 키우는 양식업자들이 폐업 위기에 몰린 것이다. 최근 수년간 대서양 연안에서 지중해로 유입된 푸른 꽃게는 이탈리아 해역에 천적이 없고 번식력도 강해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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