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고금리 탓 민간 건설공사 40% 이상 줄었다
올해 2분기 민간 공사 계약액이 전년 동기 대비 42% 급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4분기 연속 감소세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2분기 전체 건설공사 계약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8% 감소한 5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국가·지자체·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공공공사 계약액은 3기 신도시 택지 조성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1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민간 공사 계약액이 전년 동기보다 42.1% 줄어든 40조원에 그치면서 전체 건설 실적을 끌어내렸다.
민간 공사 계약액은 지난해 2분기 69조원까지 올랐다가 3분기 63조8000억원, 4분기 49조6000억원, 올해 1분기 49조원 등으로 4분기 연속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건설공사 계약액도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국토부의 주택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주택착공 누적물량은 10만2299가구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54.1% 급감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잿값 상승에 따라 공사비가 올라가고, 고금리로 이자 등 금융 비용까지 늘면서 공사에 나서도 남는 게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에서는 미분양 우려로 사업을 포기한 현장이 적지 않다. 공종별로 보면 토목(산업 설비, 조경 포함) 계약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감소한 15조6000억원을 기록했지만, 건축 계약액은 주거용, 상업용 건축 등이 줄면서 40.0% 감소한 3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는 중견·중소 건설사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상위 1~50위 기업의 건설공사 계약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조2000억원(-34.5%) 줄었다. 중견·중소 규모인 51~100위는 2조3000억원(-57.8%) 감소했다. 금액 자체는 상위 1~50위 기업보다 훨씬 적지만 감소 폭으로 따지면 중견·중소 건설사의 계약액은 작년 2분기에 비해 사실상 반토막 났다. 101~300위는 5조1000억원(-29.7%)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종합건설사만 370곳에 달한다.
현장 소재지별로 보면 수도권 건설공사 계약액은 2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감소했고, 비수도권은 30조원으로 24.7% 줄었다.
건설업계는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공급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 확대 등을 통해 건설사 착공률을 끌어올리고 주택공급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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