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고통” 코로나19의 그늘 ‘롱코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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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펜데믹은 지나갔지만, '롱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과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롱코비드의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구체적인 치료법도 없는 상태라 환자들의 속이 타들어간다.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롱코비드의 발병 기전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전담기구를 두고, 예산을 지원하는 등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만성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관리대책 마련을 위해 롱코비드 조사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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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만 난무할 뿐 명확한 원인·치료법 규명 안 돼
“중증 후유증 환자에 대한 치료 지원 병행해야”
정부, 롱코비드 조사연구 추진…“발생 양상 등 분석”
# 두 달 전 코로나19 확진 진단을 받은 최서영(38) 씨는 간헐적 기침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병원을 다니며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지긋지긋한 기침은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기침이 지속되면서 예전보다 피로감도 높아진 느낌이다. 최 씨는 “기침 등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면서 고통이 됐다. 단순 감기는 아니고 코로나19 후유증이 분명해 보이는데, 후유증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이 따로 있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후유증을 개선하는 효과적인 약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언제까지 이대로 지내게 될지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펜데믹은 지나갔지만, ‘롱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과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롱코비드의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구체적인 치료법도 없는 상태라 환자들의 속이 타들어간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생긴 기침·가래, 피로감, 인후통, 두통 등의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코로나19 후유증으로, 1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으로 구분하고 있다. 대표적인 롱코비드 증상으로는 기침, 후각·미각 상실, 머리가 멍해지고 정신이 희미해지는 브레인포그, 기억력 저하, 또 불규칙하고 빠른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심계항진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롱코비드 환자는 전체 확진자의 0.4%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해 1월14일부터 4월15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200만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보면,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으로 진단된 사례는 총 9만4393명으로 확진자 대비 진단율은 0.41%였다. 지난달 31일 기준 누적 확진자 3457만1873명 가운데 14만1744명이 롱코비드를 겪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여러 가설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까지 롱코비드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에 계속 남아 기침을 일으키는 신경기관에 영향을 줬거나, 잠재된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해 조직을 손상시키는 염증을 초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브레인포그와 인지장애의 원인이 혈전일 수 있단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가설만 난무할 뿐 뾰족한 치료법이 없어 답답한 건 의료진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롱코비드의 발병 기전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전담기구를 두고, 예산을 지원하는 등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운영하는 조동호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후유증이 생기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정부 산하에 전담기구를 설치해 연구를 전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게 없다”라며 “코로나19뿐 아니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뭘 어떻게 하겠단 계획만 무성했지 실질적인 지원이나 관심은 금방 사그라졌다”라고 지적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11억5000만달러(한화 약 1조490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롱코비드 치료법을 찾는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리커버-바이탈’로 명명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미국 화이자의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 치료 연구를 시작으로, 일명 ‘리커버-뉴로’ 임상시험이 이뤄진다. 이 임상시험은 브레인포그, 기억력 저하, 주의력 부족 등 롱코비드로 발생한 인지기능 문제를 치료하는 데 집중한다.
조 교수는 중증 후유증 환자를 살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진료하고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경증이지만,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증도 있다”라며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관리하고 있는 것처럼 중증 후유증 환자에 대한 치료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만성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관리대책 마련을 위해 롱코비드 조사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 치료임상연구과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의료기관과 협력해 소아를 포함한 감염자를 대상으로 임상 코호트 구축을 통한 장기간 추적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발생 기전과 위험인자, 발생 양상 등에 대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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